본 게시글은 픽시브 'ダニエル'님께서 투고하신「너의 이름은. 애프터 시리즈」의 2편 '여행의 종착점'입니다.
「너의 이름은. 애프터 시리즈」는 총 18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원작자 분과의 협의 하에 번역 뒤 게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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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말이야, 아빠가 도와준 덕에 어떻게든 됐던거야」
국도 변 어느 작은 여관 다다미방, 미츠하는 타키 옆에 앉아있었다.
「그랬구나.. 그 다음에도 엄청 힘들었지?」
「응. 그래도 그 때는 타키군이 썼다는걸 몰랐었지만, 그 사람을 위해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했어서..」
「아.. 뭐랄까 새삼 그렇게 들으니 좀 부끄럽네..」
「후훗, 썼던건 타키군이잖아? 나는 이름 기억해내려고 손바닥 봤는데 ‘좋아해’라니.. 처음에는 이해도 잘 안 갔다니까」
그래도 그 덕분에 미츠하는 그 힘든 순간을 넘어섰다고 생각한다.
집뿐만이 아니라 생활 전부를 잃어버렸지만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온 것은 이름도 모르는 누군가와 정말로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었으니까.
「아- 그건 그.. 미안해. 그래도 정말 전하고 싶었어서... 라고나 할까. 그런 타이밍에 황혼의 시간이 끝나버릴 거라곤 생각도 못 했으니까」
「뭐 그건 그렇지만, 그래도 만약에 안 끝나서 내가 봤으면 어쩌려고 그랬어?」
「그건... 솔직히 생각 안해봤네」
타키는 부끄러운지 얼굴을 긁적이며 이야기했다.
미츠하는 그런 타키를 보며 어이없어 하면서도, 만약에 타키 앞에서 그 글씨를 봤다면 자기도 어떻게 되어버렸을 거라고 생각해 내심 가슴을 쓸어내린다.
「그래도 엄청 기뻤어, 그런 고백 보통은 안 하니까..」
「뭐, 그렇긴 하네. 우리들 진짜 평범하지 않은 일들만 잔뜩이었구나」
「그렇네... 우리들은 처음 만남부터 평범하지 않았으니까」
그 때를 떠올리면 지금도 살짝 눈물이 나온다.
‘만나면 분명, 우리는 서로 알아볼거야’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건 미츠하만으로,
타키에게 있어 미츠하는 그런 존재가 아니었다고 생각해버렸으니까.
「그건.. 그.. 미안. 그래도 난 그때 중학생에다가 미츠하를 알 수도 없었으니까..」
「그렇긴 해도 진짜 슬펐어. 혼자서 처음으로 도쿄 가서 계속 돌아다녔는데..」
「.... 미안...」
참으려고 했었는데 어느새 눈가에 배어버린 눈물을 타키가 살짝 닦아준다.
그런 타키의 다정함과 얼굴을 훔치는 손의 따뜻함에 미츠하는 눈물을 머금고 웃었다.
「아니야, 이젠 괜찮아」
살짝 몸을 들어올려 타키에게 바짝 붙는 미츠하.
머리를 살짝 기울여 타키의 어깨에 기대니 타키를 더욱 가까이서 느낄 수 있어서 불안했던 마음이 점점 진정되어간다.
솔직히, 아침이 되면 또 다 잊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함이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 이 순간을 허투루 보낼 수는 없다.
그러니 미츠하는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이 친구의 이야기를 꺼내 분위기를 바꾼다.
「그러고보니 츠카사군이랑 타카키군은 요즘 뭐하고 지내?」
「아아, 걔들은 뭐 잘 지내지. 대학도 나랑 같이 나왔고, 걔들은 회사 예비합격도 잘만 됐고..」
「진짜로? 뭐 츠카사군 되게 착실해 보였으니까.. 그럼 타키군은 엄청 고생했던거야? 」
자기도 사실은 취업할 때 꽤나 힘들었던 건 잠시 묻어두고, 미츠하는 장난스럽게 타키군에게 물었다.
「쓸데없는 소리를.. 지금 제대로 다니고 있으니 상관없잖아」
「후후.. 타키군이니까 뭐 괜찮을거라 생각하지만!」
「뭔 의미야 그거」
「뭐, 마을 사람들까지 다 구해내려고 그런 계획 세워서 거기다가 그걸 실천 가능한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걸?」
그렇게 많지 않다라, 애초에 그런 상황 자체가 별로 없을 거라 생각한다.
어쨌든 그런 타키군 덕분에 지금 미츠하가 여기 있을 수 있고 모두 무사히 살아있는 거지만.
그 때가 생각난 건지, 타키군은 먼발치를 쳐다보며 마치 젊은 날의 치기가 떠올랐다는 듯 떫은 얼굴을 하고 말했다.
「아.. 뭐 그래도 다른 방법이 생각나질 않아서, 말도 안 되는 짓이라고는 알고 있었지만」
「하여튼!! 설마 변전소를 폭파시킬줄이야.. 정말 상상도 못했다니까」
미츠하도 그 때를 떠올리며 쓴웃음을 짓는다.
계획을 처음 들었을 때에는 천천히 따지고 있을 시간이 없어서 그냥 넘어갔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완전히 테러 그 자체다.
그렇게 웃는 미츠하를 따라 타키도 웃는다.
「아하하, 뭐 그렇지. 아, 그러고보니 텟시는 경찰한테 잡히거나 그러진 않았어?」
「응. 텟시랑 내 아빠가 대충 잘 덮어줬어. 결과적으로는 그 덕분에 대피하기도 쉬워졌고, 거기에 폭파된 변전소도 혜성 때문에 사라져버렸으니까 증거도 없어져서」
「그렇구나.. 다행이다. 사실 꽤나 불안했거든, 그리고..」
「그리고?」
말하다 마는 타키를 닦달하듯이 되묻는다.
「미츠하가 무사해서 다행이야, 살아줘서, 고마워」
마음 속 깊은 곳으로부터 우러나온 말이다.
그런 목소리로 조용히 말한 뒤 타키는, 마치 미츠하가 그 자리에 있는 것을 다시 확인해보듯이 쳐다보았다.
「아니야, 타키군이 구하러 와줬던거 덕분이니까. 그니까 나야말로, 와줘서 고마워」
미츠하가 그렇게 말해주니 타키군이 안심했다는 듯이 웃고, 문득 생각났다는 듯이 말했다.
「그러고보니, 이토모리에 미츠하를 만나러 갔을 때 츠카사랑 오쿠데라 선배도 같이 와서 여기 묵었었어」
「에?! 그랬었어?」
타키는 고개를 끄덕거리고 말을 이어간다.
「뭔가 내가 걱정이라며 따라왔었어. 뭐, 정작 찾을 때에는 아무 도움도 안 됐지만」
「그렇구나.. 진짜 좋은 친구 뒀구나. 타키군」
「응, 진짜 좋은 사람들이야」
진지한 목소리로 타키는 그렇게 말하고 살짝 한숨을 내쉬었다. 미츠하도 잠깐 사이었지만 같이 놀았던 친구를 떠올리고
「어라.. 아까 분명히 오쿠데라 선배도 라고 했지?」
타키가 했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응.. 아 그런데 그런건 진짜 아니야!!」
「흐음... 나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
미츠하가 장난스러운 말투로 그렇게 말하니 타키는 윽 하고 잠시 숨을 멈추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아니 그건 그, 오해할까봐.. 괜히 변명하는 거처럼 말했네. 뭐 결국 난 자고 있던 두 사람 내버려두고 만나러 갔었으니까」
당황해서 쩔쩔 매는 타키를 보고 미츠하는 웃음을 참아보려 했지만 살짝 새어 나와버린다.
「응, 알고 있어. 그 때는 타키군의 몸으로 일어나서 왜 타키군이 여기에 있지? 라고 생각하는데 마을이 없어져 있어서, 엄청 놀랐었어」
아직도 눈에 선한 그 광경을 떠올려본다.
분명 미츠하는 그 모습을 평생 잊지 못하겠지, 홀연히 사라져버린 고향을 바라보며 미츠하는 정말 미쳐버릴 뻔했다.
하지만 거기에 타키가 와주어서, 그 덕분에 미츠하는 지금 여기에 있다.
황혼의 시간의 재회. 3년이라는 시간을 초월한 일순간. 그런 것들을 생각하다 미츠하는 잊어버리고 있던 중요한 걸 다시 생각해냈다.
「맞아!!! 내 쿠치카미자케!!!」
「에, 또?! 그렇게 마시면 안 될 물건이야..?」
또 당황하는 타키. 타키는 여자의 마음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며 미츠하는 살짝 화를 낸다.
「당연한거 아니야?! 그거.. 내가 씹어서.. 아 진짜!!!」
「미안 미안, 그래도 그 방법밖에..」
「알고는 있지만.. 그래도 그걸 마시다니..」
미츠하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진다. 쿠치카미자케를 마셔버리다니, 키스하는 것보다 몇 배는 부끄럽다.
「진짜 미안. 그래도 시간도 꽤 지나서 알코올이 발효했을테니 위생적으로는..」
「그런 문제가 아니야!!!」
다시 큰 소리를 내니 타키가 미안 미안 하며 웃는다.
미츠하에게는 전혀 웃을 일이 아니지만, 이 이야기는 더 하기가 싫어 그냥 한숨 쉬고 묻어두기로 했다.
「하아.. 뭐 이제 괜찮긴 한데...」
「아, 그래도 그 쿠치카미자케 덕분에 다시 바뀐거니까」
「... 그렇네. 그것도 그렇고 진짜 신기하네... 우리들이 처음 만나고부터.. 나는 10년에 타키군은 7년이라.. 그러고 한 달 전에야 다시 만나서, 오늘도 이렇게 또, 음.. 다시 만났으니까」
정말 기적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원래대로라면 미츠하는 한참 전에 죽어 있어야 하는데,
지금 타키와 함께, 그것도 그 때의 기억을 기억해내며 얘기할 수 있다니, 이 이상의 기적은 분명 없을 거다.
「그렇네.. 미츠하가 준 끈 덕분이야」
「그럴.. 까나. 그 때 줬던 끈, 계속 차고 다녀줘서 고마워」
「나야말로, 미츠하가 오늘 그걸 차고 나오지 않았으면 분명 생각나지 않았을거야」
타키를 만나러 도쿄에 왔을 때 건네주었던 끈.
그 때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주었던 미츠하였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모든 일의 시작이었을지도 모른다.
두 사람이 함께 그 끈을 손으로 만져본다. 두 사람을 이어주었던 끈은 끝까지 그 역할을 다해주었다.
「그러고보니 미츠하의 할머니님께서 말씀하셨지. 실은 시간의 흐름 그 자체라고, 얽히고 또 이어져서.. 였나」
「아- 맨날 말하시던 그거네」
할머니와 끈을 만들던 때에 매일같이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다. 이제야 할머니가 말했던 것의 의미를 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맨날?」
「마유고로의 큰불이라고, 할머니가 매일 하던 이야기야」
「아, 그 마유고로는 들었던 기억이 있네. 언제였더라.. 요츠하가 유명한 얘기라고 한 적이 있는데..」
그것도 모르냐며 말하던 요츠하를 상상하며 미츠하는 큭큭 웃어버린다.
「후후, 걔도 그냥 할머니한테 들었던거였으면서」
「헤- 그렇구나. 그러고보니 요츠하는 잘 지내?」
「응, 지금은 도쿄에서 고등학교 다니고 있어」
미츠하보다 공부도 잘 하고, 가족이긴 하지만 그런 감정을 빼고 객관적으로 봐도 꽤나 귀엽다.
미츠하보다 훨씬 잘 자라고 잘 나갈듯한 동생이라, 언니로서 자랑스럽기도 하고 또 부끄럽기도 해서 좀 복잡미묘한 감정이다.
「어라, 그럼 할머님은...?」
「아니, 건강하셔. 그 나이라곤 믿기 힘들 정도로」
아버지가 뭘 봐주실 것도 전혀 없을 정도로, 밥도 혼자 잘 지어 드신다고 한다. 저번에 뵈러 갔을 때에도 영양밥을 지어 드셨다.
「아무리 그래도 예전처럼 밖에 자주 나가시진 않으시지만 뭐. 지금은 아빠랑 같이 계시니까 별 걱정도 안 하고」
「에, 아버님이랑? 화해 하셨구나」
「응. 그 재해 덕분.. 덕분이라고 할건 아니지만 어쨌든」
이토모리 고등학교의 운동장에서 미츠하와 요츠하를 끌어안으며 웃었던 아버지는, 분명히 미츠하가 예전에 알고 있던 그 아버지였다.
이토모리 사람들의 피난소를 찾을 때에도 같은 마을 사람들끼리 흩어지지 않도록 고생하셨고,
이토모리가 사라진 뒤에야 정장¹으로서의 아버지를 처음으로 존경하게 됐다는 걸 떠올리며 미츠하는 슬며시 웃어버린다.
몇 년이라는 시간이 흘러버렸지만 할머니는 그렇게 마을을 위해 헌신하는 아버지를 인정해주어, 지금은 이것저것 불평하면서도 같이 살고 계시다.
「그런가.. 오랜만에 만나 뵙고싶네. 아, 처음 뵈는게 되는건가」
어떻게 만나 뵈어야 할까.. 하고 중얼거리는 타키. 그걸 보며 미츠하는 고민할게 어디 있냐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에? 그냥 내가 소개해드리면 되지 않나? 어차피 인사드려야 할테니」
「에.. 그건 설마」
「에? 아, 지금 말고!!! 잊어 그냥!!!」
자신이 무슨 얘기를 했는지 이해한 미츠하는 당황해 목소리를 높인다.
「으, 응.. 어쨌든간에 인사는 확실히 제대로 올려야겠지」
「에에?」
타키의 목소리가 갑자기 진지해진다. 미츠하는 고개를 들어 올려 그런 타키의 표정을 보고 무심결에 잠시 숨을 멈췄다.
미츠하가 바라보는 걸 알아차린 타키는 크게 심호흡을 한번 하고, 천천히,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아껴가며 얘기했다.
「순서는 좀 이상해졌지만. 미야미즈 미츠하 씨. 좋아합니다. 저랑 사귀어주세요」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넘쳐흐를 듯한 눈물을 참으며, 미츠하는 겨우 그 말만을 입에 담을 수 있었다.
말을 하고 나니 가까스로 참아내던 눈물이 볼을 타고 하염없이 흘러내린다.
하지만 지금 미츠하는 눈물 따위 신경 쓸 수 없을 정도로, 행복했다.
「우, 울지마.. 너 옛날엔 그렇게 막 울진 않았잖아」
눈앞에서 갑자기 울기시작해서 놀랐는지, 타키는 급히 손수건을 꺼내주었다.
어쩐지 오늘은 어린애같이 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미츠하는 눈물을 손수건으로 닦아가며 우는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 하지만 진짜 기뻤는걸, 타키군이 그렇게 말해줘서 너무 기뻐서..」
「그야 말해야지. 그... 나는 미츠하가... 진짜 좋은걸」
말을 살짝 더듬는 건 아마 부끄러워서. 그 정도는 미츠하도 알고 있다.
이제는 멈춘 마지막 한 방울의 눈물을 닦아내고 미츠하는 웃어 보였다.
「하여튼, 마지막까지 확실히 말해달라고. 그러니까 여자들한테 인기가 없는거야」
「뭣, 그건 미츠하도 마찬가지잖아!」
「아니거든요- 나는 그냥 남친 안 만든 거거든요- 대학때 몇 번이나 고백받았는데!」
언젠가 일기장에 적었던 말들의 재현. 하지만 지금은 타키가 눈앞에 있어서 미츠하는 타키를 떠보려고 그렇게 말했다.
「지, 진짜로? 에.. 그건 그.. 어떻게 됐는데...?」
노골적으로 떨고 있는 타키. 그런 타키는 솔직히 조금 귀엽다. 고백해 줬을 때는 진짜 멋졌는데.
하지만 그런 타키의 모습도 미츠하가 좋아하는 타키니까, 어떤 타키든 좋은 타키라고 다시 생각한다.
「전-부 거절했지. 딱 이 사람이다! 하고 오는게 없어서」
「하... 다행이다...」
「타키군은 어땠는데?」
몸이 바뀌던 그 때 타키는 꽤 괜찮은 얼굴이었다고 미츠하는 생각했다.
지금도 그 평가는 전혀 바뀌질 않았고, 고백 받은 적이 있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고 생각한다.
「나도 미츠하랑 마찬가지야. 뭐 몇 번이나 라고 할거까진 아니지만, 어쨌든 거절했어」
「그렇구나, 음, 역시 우리 둘 다 생각하는게 똑같았구만!」
「하하, 뭐 서로의 몸에 들어갔던 사이니까」
아마 전 세계를 뒤져보아도 이런 경험을 했던 커플은 없겠지. 미츠하에겐 보기 싫은 것도 보여주기 싫은 것도 결국 다 보인 경험도 남았지만.
「그래도 처음으로 바뀐 때는 정말 놀랐었지.. 일어났더니 처음 보는 방에, TV에서밖에 본 적없던 도쿄라니」
그 날의 일도 미츠하는 분명 잊지 못할 거다. 놀람과 동시에 진짜 잘 멋진 꿈이라고 생각했던 거다.
「그거야 나도 놀랐지. 눈 떠보니 그런 시골에..」
「에- 그래도 타키군은 길은 안 헤맸을거 아니야? 나는 학교 가는거부터가 진짜 고생이였어서..」
「하하하, 확실히 도쿄 지하철 환승이 안 해본 사람은 어렵긴 하지」
「진짜 그렇다니까, 지하철 타본 적도 거의 없었고」
2시간에 한번밖에 전차가 오지 않는 시골에서 살다가 그런 어지러운 도쿄에 사는 것은 진짜 힘든 것이다.
미츠하만 해도 이토모리 출신 중에는 그래도 꽤나 빨리 도쿄에 적응한 편이라고 자부하고 있었다.
「뭐 그건 나도 여러모로 힘들었으니 그렇다 치고, 생각해보니 내 덕에 너 괴롭히던 애들도 없어졌잖아?」
「무슨 말을 하는거야, 타키군이 막 저지르고 다녀서 진짜 고생한거 알아?」
「에-? 그래도 너 그런 애들이 뭐라 해도 참기만 한거 같아서 그런건데, 그런데 너는 내 몸에 들어가서 비싼 먹을거나 계속 먹으러 다니고..」
당시 일들을 떠올린 건지 타키가 퉁명스럽게 말한다.
거기에 대해 미츠하는 좀 미안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자기도 그랬던 이유가 있었다고 대답한다.
「나도 알바 했잖아! 그리고 뭐 그런 말 듣던건, 내가 미야미즈의 무녀였으니까고..」
그러니 어쩔 수 없이 이것저것 다 참고 무슨 말을 들어도 무시하고 엮이지 않으려고 애써왔다.
미츠하는 미야미즈 신사를 이을 무녀니까 주위 사람들에게 허점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서.
「아무리 그래도 그런 자식들 말을 그냥 잠자코 듣기만 하다니, 내가 만약 이토모리 고등학교 다녔었으면 걔들 다 처리했을걸?」
「아하하, 타키군이라면 그럴 거 같네」
처음으로 바뀐 때에도 어째서인지 볼에 상처가 있었고 알바 선배도 걸핏하면 싸운다고 말했던 걸 떠올린다.
그리고 동시에 미츠하의 뒷담화를 듣고 타키가 진심으로 화내준 것이, 조금은 기뻤다.
「뭐 그런 거 생각해보면 우리 둘 다 쌤쌤이였네」
「맞아 맞아, 오쿠데라 선배 일 때문에 알바하는데 선배들이 얼마나 노려보던지..」
「에? 그런건 그냥 신경쓰지 말고 좋아하는 사람한테나 잘해주면 될텐데」
연애를 주변 반응 때문에 포기한다니 잘못된 거라고 미츠하는 생각한다.
애초에 타키군을 만나기 전까지 제대로 된 짝사랑 같은 것도 해본 적이 없지만.
「그건... 뭐 다른 일도 이것저것 있어서. 그래도 뭐, 지금 이렇게 미츠하랑 같이 있을 수 있는 것만으로 된거야」
「응, 그렇네」
서로의 손 모양을 마음 속 깊이 새기려는 듯 손을 맞잡는다.
맞잡은 타키의 손은, 기억보다 조금 더 커져있었다.
「타키군 손, 이렇게나 컸었구나.. 바뀌었던 때에는 몰랐는데」
꽉 잡기도 하고 쓰다듬기도 하고 살짝 올려놓기도 하고 살살 긁어보기도 하고,
이런 것들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을 수 없이 기뻐진다.
타키에 대한 것은 많이 알고 있었지만 직접 몸을 맞댄 것은 그 황혼의 시간 잠깐 동안이었으니까.
「아, 확실히 미츠하 손도 좀 작은 거 같네. 바뀌었을 때에도 작아서 불편했었지만」
「그랬구나, 그래도 듣고보니 저번에 사야찡이 그런 말 했던거 같기도 하네」
다시 생각해보니 상태가 이상했다는 말을 하면서 맨 처음에는 물건을 집었다가 떨어트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 외에 하도 이상한 짓들을 많이 해서 기억도 잘 안 난다고도 덧붙였지만.
「진짜냐.. 그래도 뭐, 이런 작은 손이었으니 어쩔 수 없지」
타키는 그렇게 말하고 미츠하의 손을 감싸듯이 쥐었다.
「나는 뭐 오히려 커졌던거니까, 별로 불편하진 않았었지」
불편하긴커녕, 높은 곳에 손이 닿는다거나 보폭이 넓어졌다거나 해서 기본적으로 더 편했다.
뭐 편한 걸 느끼기 힘들 정도로 바뀌는 게 힘든 일이었지만.
「그렇게 말하니 뭔가 좀 손해를 본 기분인데..」
「무슨 말이야, 여기에서 손해를 따진다면 나는 타키군이랑 만났으니까 바뀐거 자체가 엄청 이득이였다고?」
「그렇게 말한다면 나도 그렇지. 그래도 뭐, 그거야 지금 미츠하와 함께 있으니까, 그걸로 다 된 거 아닐까?」
타키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거리며, 미츠하는 잠시 눈길을 창밖으로 돌렸다.
오랜만에 보는 기후의 별이 가득한 밤하늘은 도쿄에서 보는 하늘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예뻤다.
그리고 그건 분명 곁에 타키군이 있기 때문이겠지,
둘이 말을 멈추니, 들려오는 것은 작은 벌레소리뿐,
「... 슬슬 잘까」
밤도 깊었는데 내일은 도쿄로 돌아가야 하고, 모레는 둘 다 일을 나가야 한다.
이렇게 신기한 일이 있었다고 해도 일상은 계속된다. 거기에 뒤처지지 않도록 미츠하도 같이 나아가야 한다.
「그렇네, 내일도 운전은 미츠하가 하게 되었으니..」
「그건 뭐 상관없는데, 아 맞아. 타키군, 잘 때 말이야, 손... 잡아도 돼?」
「응!」
거의 맞닿게 덮고 있는 이불에서 손만을 꺼내서, 맞잡는다. 두 사람은 지금 분명히 손을 통해 이어져 있다는, 그런 느낌을 받는다.
일상은 무심히 돌고 돌며, 지금부터 아마 여러 일들이 있겠지.
하지만 이제부터 곁에는 타키군이, 손을 잡아주는 타키군이 있다. 그것만 있으면 괜찮다.
미츠하는 그렇게 생각하고, 타키 손의 따뜻함을 느끼며, 정말 오랜만에 기분 좋게 잠에 들었다.
[각주]
¹ 정장 : 町長, 일본 지방자치단체인 정(町)의 우두머리. 영화에서는 이장으로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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