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게시글은 픽시브 'ダニエル'님께서 투고하신너의 이름은. 애프터 시리즈」의 12편 '두 사람의 달콤하고도 기나긴 하루'입니다.

너의 이름은. 애프터 시리즈」는 총 18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원작자 분과의 협의 하에 번역 뒤 게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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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도 달콤하다. 옅은 잠 속에서 타키는 그런 것들을 느끼며 눈부신 햇살에 천천히 눈을 떴다.

「후아암... 음- 지금 몇시지..」

오늘은 주말이니까 몇 시에 일어나든 상관은 없지만 아무리 그래도 언제까지곤 잠만 자고 있을 수는 없다. 

핸드폰을 찾으며 오늘은 어쩐지 좀 춥다고 느껴 평소에는 연인이 자고있는 옆자리를 쳐다본다. 

「어라, 먼저 깬건가」

보통 주말에는 비슷한 시각에 일어나지만 먼저 일어난 쪽이 늦게 일어난 쪽을 깨워는 주는데, 오늘은 이 넓은 침대를 타키가 홀로 독차지하고 있었다. 

어제 그렇게 늦게 잔 것도 아니니 깨웠는데도 못 일어난 건 아닐 것 같아서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음...? 이 냄새는... 아아」

방 안을 떠다니는 달콤한 향기를 맡고서야 타키는 미츠하가 왜 그랬는지 알 수 있었다. 

타키가 평소에는 좋아하지 않는 단 것을 눈 딱 감고 잔뜩 먹는 몇 안 되는 날. 

몇 주 전부터 거리를 온통 장식하는 크리스마스와 비슷한 분위기인 그 날이기 때문이었다.

「발렌타인데이였구나, 오늘」

연인과 함께 지내는 날로 그 이름도 드높은 2월 14일. 때마침 주말과 겹치기까지 한 그 날짜를 상기하며 타키는 혼자 중얼거렸다. 

작년은 평일이었기 때문에 그 전날 밤에 몰래 만들어서 모르고 있었지만, 주말이니까 당일 아침에 만들기로 한거겠지.

작년은 함께 보내는 첫 발렌타인데이여서 서로 좀 부끄러워했지만 1년을 같이 동거하고 있으니 좀 나아졌을 듯하다.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면서 타키는 안방을 나와 거실로 이어지는 문을 여니

「음... 이정도면 되려나? 다음은 이 쪽을 녹여서..」

앞치마 차림으로 혼자 중얼대며 부엌으로 향하는 미츠하를 볼 수 있었다. 

문 열리는 소리도 못 들었는지 할 일에 집중하고 있는 미츠하에게 타키는 일부러 조용히 다가간다. 

아직도 이 쪽에 눈치챈 기색이 없는 미츠하에게 타키는 살금살금 다가가 미츠하가 위험한 식칼 등을 안 들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서는

「잘 잤어? 미츠하!」

「끼얏!」

이름을 부르며 동시에 뒤에서 확 껴안았다. 귀여운 비명을 내지르면서도 바로 진정했는지 타키 품속에서 미츠하는 뒤돌아본다.

「하여튼 타키군...! 잘 잤어, 오늘은 늦게 일어났네」

「미츠하가 안 깨워줘서 그렇잖아, 일어났는데 옆에 미츠하가 없어서 좀 놀랐어」

「후후, 미안. 그럼 미안하니까.. 자!」

그렇게 말하고 미츠하는 까치발을 들어 가볍게 닿는 정도인 키스를 해 주었다. 

아침 인사와 같은 그것도 방 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냄새 때문인지 어쩐지 더욱 달달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갑자기 껴안으면 깜짝 놀라니까... 다음엔 떽! 할거야!」

「아하하, 미안, 그럼 슬슬 떨어져야겠네」

「아, 응. 오늘은 제대로 해볼게!」

타키가 팔을 풀고 미츠하는 문득 생각났는지 다시 만들던 초콜릿을 바라보았다. 

그렇게까지 진지하게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자기를 위해 진지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솔직히 기쁘다.  

「고마워, 그럼 난 세수라도 하고 올게」

실은 도와주고 싶었지만 작년에 도와준다고 했다가 괜히 혼났던 기억이 있다. 

어쩔 수 없이 타키는 아쉽지만 발을 돌려 차가운 복도를 걸어나간다. 

발을 시리게 하는 방바닥과 추운 화장실은 아직 완연한 겨울임을 알리고 수도꼭지에서 흘러나오는 물도 차가워서 잠을 깨는데에는 충분할 정도였다. 

재빨리 세수를 끝낸 타키는 오래 씻어서 뭐하나 싶어 다시 거실로 돌아왔다.  

「후우, 춥다... 역시 아직은 늦겨울이구나」

「오늘은 더 추울거라고 그러더라고?」

「진짜냐, 추울만도 하네. 뭐 그래도 이런 날에 초콜릿 먹는것도 괜찮겠네, 단거 먹으면 몸은 따뜻해지니까」

「후훗 하긴 그럴지도. 그럼 이 다음은 이걸 틀에 부어서... 음, 이러면 되려나」

만족스러운 듯이 끄덕거린 미츠하는 냉장고에 초콜릿은 넣고 크게 한숨을 쉬었다. 

「후우, 다음은 굳는걸 기다리면 끝이네, 한시간쯤 지나면 완성될거야」

「헤에, 꽤 빨리 되는구나. 그럼 가볍게 밥이라도 먹을까」

「그래야지. 디저트 같은 느낌으로 먹어줬으면 해!」

미츠하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고 타키는 어제 먹다 남은 반찬들을 냉장고에서 꺼낸다. 

환풍기를 돌리고 있는데도 방 안에 가득 찬 달달한 향기 속에서 먹는 아침밥은 조금 색다른 느낌이어서 우스웠다. 

미안하다는 듯 배시시 웃는 미츠하의 머리를 쓰다듬기도 하며 시간을 떄우다 보니 한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다. 

「이제 슬슬 됐으려나..」

타키는 소파에서 앉아서 기다리고 있으라고 하곤 미츠하가 드디어 냉장고에서 초콜릿을 꺼내들었다.

「음, 괜찮은거 같네. 잘라 올테니까 잠깐 기다려봐」

잘라 오는거냐, 하고 마음속으로 중얼거린다.

작년에는 정통파 초콜릿인 트리플¹여서 넘어갔지만 아무리 그래도 초콜릿을 자른다는건 좀 이상하잖아. 

들려오는 발소리에 뒤돌아보니 커다란 그릇을 든 미츠하가 즐겁다는듯이 걸어와서는, 소파에 앉아 자신있게 그릇 위에 올려져 있는 것을 보여줬다.

「기다렸지- 자, 수제 초콜릿이랑.. 쁘띠 초코 케이크야!」

그릇에는 두 종류의 초콜릿이 놓여있어서, 한 쪽은 네모난 모양에 코코아 파우더를 쓴 모양인지 갈색 가루들이 뿌려져 있었다. 

다른 한 쪽은 하트 모양에 약간 겉면이 부풀어오른 초콜릿 형태였지만 아마 그 안에 케이크가 들어있는 거겠지 하고 타키는 추측했다.

「오, 엄청나네. 케잌도 있었구나. 이걸 어느새에..」

「후훗, 아침에 일어나서 하느라 힘들었어- 아침 일찍 구워서 식혀놨지, 그럼 자, 앙-」

그렇게 하는게 당연하다는 듯 미츠하는 미소지으며 수제 초콜릿을 손으로 집어 내밀었다. 

그런 귀여운 미츠하를 보며 타키는 입을 열어 초콜릿을 점잖게 받아먹었다.

「앙-... 음, 맛있다. 너무 달지도 않아서 좋네」

「아싸! 타키군은 좀 쓴 편을 좋아하니까 그렇게 했지!」

「오오 역시 그랬구나, 작년에 만들어 준것도 맛있었지만 이번게 더 맛있네」

작년에는 정통 초콜릿 제조법으로 만들어서 그런지 맛있긴 맛있었지만 타키에게는 너무 달았었다. 

그걸 생각했는지 이번 수제 초콜릿은 딱 좋을 정도의 달콥쌉쌀한 맛이 난다. 

단거라면 사족을 못 쓰는 미츠하가 타키를 위해 이렇게 약간 쓴 맛을 내 준 것이 또 기뻐서 절로 싱글벙글해진다.

「그럼 다음은 이거, 자!」

「음... 아, 이건 좀 달긴 한데, 음. 그래도 아까 먹은거 다음에 먹으니 더 괜찮은거 같네」

「다행이다... 이건 좀 너무 달게 한거 아닌가 싶었는데..」

작은 초콜릿 케이크. 겉은 바삭바삭했지만 안쪽은 부드러워서 그야말로 과자를 먹는듯한 느낌이다. 

단맛이 그런대로 있는 정도였지만 약간 쓴 수제 초콜릿 다음에 먹어서 그런지 그 맛이 중화되어 적당한 단맛으로 느껴진다.

「뭐 달긴 한데, 이 정도라면 괜찮지」

애초에 그다지 많이 먹지 않을 뿐이지 타키도 초콜렛 자체를 싫어하는건 아니다. 

거기에다가 미츠하가 만들어준 거라면 좋아하지 않을 이유가 오히려 없을 정도였다.

「그럼... 자, 아직 많이 있으니까!」

「고마워. 아, 근데 미츠하는 안 먹어도 괜찮아?」

「오늘은 타키군을 위해서 만든거니까! 아, 그래도 타키군이 먹여준다면, 먹고싶을...지도」

「... 하여튼, 어쩔수 없구만」

미츠하가 무언가를 기대하는듯한 눈빛으로 쳐다보니 타키는 절로 웃음이 나와 수제 초콜릿을 하나 집어들었다. 

하지만 타키는 그걸 바로 미츠하에게 주지 않고 자기 입술에 물고선

「에? 타키....군....」

초콜릿을 입술로 문 채 살며시 미츠하에게 얼굴을 가까이했다. 

놀란 미츠하는 몸에 힘을 빼며 타키의 입술에서 초콜릿을 받아간다. 

얼굴을 떼니 미츠하는 허를 찔려서 부끄러웠는지 새빨간 얼굴로 입을 우물우물거리고 있었다.

「후후, 어때? 먹여줬는데」

「오, 오늘 타키군한텐 당하기만 하네... 그래도, 맛있어」

미소짓는 미츠하는 행복하다는 듯 그렇게 말하고, 눈가를 적시며 올려다보았다. 

열에 들뜬 표정인 미츠하는 귀엽고, 약간 선정적이었다. 

그런 미츠하를 타키가 바라보고 있으니 미츠하는 부끄러워하면서도 입을 열어

「이번에는 그... 초코케이크도, 먹여줘..?」

초콜릿과 같이 달달한 말에 홀려 타키는 다시 달콤한 키스를 즐기는 것이었다.

 

 

[각주]

1. 트리플 : 송로버섯과 비슷하게 생긴 초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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