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게시글은 픽시브 'ダニエル'님께서 투고하신「너의 이름은. 애프터 시리즈」의 번외편 '달콤한 한 해의 시작에'입니다.
「너의 이름은. 애프터 시리즈」는 총 18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원작자 분과의 협의 하에 번역 뒤 게재 중입니다.
+ 원작자 메시지
원작자
(전략)
그리고 문득 생각났는데, 픽시브에 올리지 않은 애프터 시리즈 이야기를 번역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사실 코미케에 책을 출품했던 때에 회장 한정으로 내놓은 짧은 이야기지만 덤으로 붙였던 건데,
아무래도 한국 분들은 책을 손에 넣는게 힘들테니, 어떨까 싶어서요
이렇게 해서, 애프터 시리즈 코믹마켓 한정 번외편을 공개해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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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입김은 하얗게 서리고 차가운 바람은 살갗을 파고든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어렴풋이 어둑새벽이 밝아오고 있어 구름 한 점 없는 선명한 유리빛깔 색조를 띄고 있었다.
그런 겨울 하늘 아래에서 미츠하는, 두꺼운 담요 한 겹으로 몸을 감싸고 그 시간이 오는 것만을 애타게 기다리며 묵묵히 벤치에 앉아있다.
「괜찮아?」
바로 옆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미츠하는 고개를 돌려 바라본다.
미츠하 곁에 딱 붙어 앉아 있는 타키는 미츠하가 걱정된다는 표정이다.
그래서 미츠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웃어보였다.
「아니야, 카페오레 마셨고 뭐 괜찮아. 그리고 타키군이 따뜻한걸」
「별 말을. 그래도 네가 더 따뜻한거 같은데」
「그럼 쌤쌤이네」
후후, 하고 미소짓는 미츠하는 타키의 손을 꽉 붙잡는다.
커다랗고 두툼한 담요는 타키와 미츠하를 전부 덮고도 남을 정도여서 이불하고 다를게 없다.
물론 담요 안에서도 두꺼운 옷은 입고 있고, 더욱이 타키와 미츠하 두 사람 분의 따뜻함 덕분에 차가움을 느끼는 것은 밖으로 드러낸 얼굴뿐이다.
도심으로부터 조금 떨어진 교외의 언덕에 조성되어있는 공원.
주변을 둘러보면 미츠하와 타키처럼 별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있었다.
도쿄의 그 유명한 스카이트리와 같은 전망대와 비교하면 쾌적함은 좀 떨어질지도 모르지만, 그 대신 사람들이 적으니 타키군과 마음껏 붙어있을 수 있다.
그것만으로도 미츠하에겐 충분해서, 담요 속에서 맞잡은 손에 미츠하는 살짝 힘을 준다.
「꽤 밝아졌네」
「조금만 더 있으면 되겠지, 에, 지금이 15분이니까...」
뒤돌아 광장에 설치되어있는 시계를 보니 이미 그 시간이 10분 정도 뒤로 임박해 있었다.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고 일찍 나서 도착한 뒤 1시간 반이 지났다.
막 왔을 때에는 새까맣던 하늘이 희붐히 밝아오고 있어 일출의 순간을 봐야만 한다며 미츠하는 다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새해 해돋이, 작년에는 못 봤었지」
그 때에는 아직 미츠하는 혼자 자취하고 있었고, 타키는 아버지와 살고 있었다.
타키의 집에 가는 건 아무래도 좀 그래서 12월 31일에 타키가 미츠하 집에 자러 오는 형태로 보냈지만
「해 넘어가는거 보고 그대로 철야하려고 한게 문제였지.. 설마 자버릴줄이야」
「그치, 일어나니까 완전히 아침이였고」
그런 이유로 결국 작년에는 새해 해돋이를 보지 못했다.
그 날은 아직 몸이 뒤바뀌던 때의 기억을 되찾은 때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았어서 미츠하도 조금 분위기를 타 흥분해버렸다는 자각은 있다.
그렇다고 해도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너무 들떴다고, 반성은 하고 있었다.
「그래도 엄청 재밌었고, 오늘은 날도 맑으니까... 뭐 됐지?」
「됐긴 뭐가 돼... 그래도 뭐 그렇네」
타키도 그렇게 말하고 흰 입김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기쁘다는 듯이 엷게 미소지었다.
「그렇지, 맑아서 다행이다」
하늘은 순식간에 밝고 희게 물들어간다.
마치 그 날 하늘 빛깔의 변화를 거꾸로 돌린듯한 광경에, 미츠하는 자기도 모르게 넋을 일고 바라보며 말조차 잊는다.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는 미츠하에게 타키는, 문득 생각났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그러고보니까, 그거 알고 있어?」
「응? 뭘?」
다음 말을 재촉하듯 미츠하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런 미츠하에게 타키는 자신있다는 표정을 하고 말을 이어간다.
「옛날에는 카와타레토키¹가, 새벽하고 저녁 둘 다 가리키는 말이었대」
「에, 그랬어?」
그리운 고등학교 시절의 수업을 떠올린다. 카와타레도키, 타소가레도키², 그리고 미츠하가 나고 자란 고향의 말인 카타와레도키³.
타키도 하늘을 바라보며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하는 감상에 젖으며 미츠하는 타키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뭔가 그거랑 타소가레.. 황혼의 시간이 구별되어서, 새벽에만 쓰이는 말로 한정되었다고 한거같아」
「에- 그렇구나, 어라, 그러면 카타와레도키는」
「응, 카타와레도키라는 발음을 생각해보면 원래는 카와타레도키같고, 이토모리에는 타소가레가 아니라 그 반대의 말이 남은거지」
그렇구나, 하고 미츠하는 고개를 끄덕인다.
동트는 새벽보다도 전인 이 시간. 이런 시간에 밖에 나오는 사람은 시대가 흐를수록 점점 더 줄어들었겠지⁴.
그래서 옛날에는 새벽에도 쓰였던 말이 언제부터인가 저녁노을이 지는 시간에만 쓰이게 되어버렸다고 해도 이상하진 않다.
「그나저나 뭐랄까, 저녁놀보다 더 부드러운 느낌이 들지 않아? 투명하면서도 푸른 하늘 빛깔이 예뻐서..」
「그렇네. 그렇게 빨갛지도 않고, 노을이라는 느낌이랑은 다르네」
아침노을이라고는 하지만, 저녁노을과 비교하면 하늘이 노을져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깊고 맑은 호수나 바다의 빛깔을 떠올리게 하는 그런 하늘.
하지만 그런 하늘 저편으로 해가 솟아오르는 순간
「와아...」
그 눈부심에, 미츠하는 무심코 한순간 숨죽였다.
이미 충분히 밝다고 생각하고 있던 풍경은 급속히 그 빛깔이 변하여, 유리와 같이 짙던 푸른빛 하늘은 마치 태양빛으로 희석되어가는 듯이 옅은 하늘색으로 바뀌어간다.
그야말로 온 세상을 빈틈없이 물들이는듯한 광경은 단숨에 미츠하와, 그리고 곁에 앉아있는 타키마저 삼켜버리고도 멈추지 않고, 눈에 보이는 모든 하늘조각들을 채워나간다.
「예쁘다...」
모습을 드러낸 올해 첫 태양은 말갛게 순백 빛깔로 변하여 이제는 직시할 수도 없다.
맑은 공기 덕분인지, 아니면 새해 해돋이라 그렇게 느끼는건지는 모르겠지만, 미츠하에게는 분명히 그 태양이 더더욱 찬란히 빛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밤중에도 말했지만... 올해도 잘 부탁해, 미츠하」
「응, 나야말로 잘 부탁할게, 타키군」
올해도 잘 부탁해. 그 한 마디는, 그야말로 당연한 이야기였다. 그래서 더욱, 그 당연한 일을 곱씹으며 미츠하는 웃는다.
「있잖아 타키군」
「응? 왜?」
「내년도, 또 그 내년도. 같이 보자. 해돋이」
앞으로도 쭉, 몇 번이고 둘이서. 그런 생각에 미츠하는 미소지으며 타키에게 얼굴을 가까이했다.
새해 첫 키스는 카페오레의 쌉쌀한 맛과, 그리고 그것을 지우고도 남을 정도로 달콤하고, 따뜻한 맛이었다.
[각주]
1. 카와타레도키 : 彼は誰時, 어슴새벽
2. 타소가레도키 : 誰そ彼時·黄昏時, 황혼
3. 카타와레도키 : カタワレ時 이토모리 사투리로 황혼의 시간. 기적의 시간
4. 이런 시간에 밖에 나오는 사람은 시대가 흐를수록 점점 더 줄어들었겠지 :
‘카와타레도키’의 어원은 어두워서 ‘彼は誰か(=그 사람은 누군가)’하고 묻던 것에서 왔다고 하니, 어슴새벽에 나오는 사람이 점점 적어짐에 따라 황혼에만 사람을 보고 누구냐고 묻는 일이 잦아져 단어의 의미가 황혼만을 뜻하는 것으로 축소됨을 의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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