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게시글은 픽시브 'ダニエル'님께서 투고하신「너의 이름은. 애프터 시리즈」의 13편 '두 사람의 귀갓길'입니다.
「너의 이름은. 애프터 시리즈」는 총 18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원작자 분과의 협의 하에 번역 뒤 게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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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좀 늦어졌네」
늦게까지 초과근무를 하고 난 미츠하는 역으로 가는 길을 걸어가며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평소보다 좀 늦어진 귀갓길은 성큼 다가온 겨울 탓인지 더욱 춥게 느껴졌다.
숨결도 곧 하얗게 변하기 시작할듯한 계절. 날도 점점 짧아져 올려다보니 별 하나 보이지 않는 새까만 하늘말이 넓게 펼쳐져있었다.
고개를 다시 내리니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서로가 서로를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대하며 걸어가고 있다.
도쿄에서는 당연한 풍경. 하지만 최근에는 혼자 있는 일이 적어져서 그런지 부쩍 늘어난 외로움이 미츠하를 덮쳐든다.
그러고보니 오늘 아침엔 일 때문에 타키가 평소보다 더 일찍 나가서 거의 얘기할 기회도 없었다.
어쩌면 그게 문제였을지도 모른다. 부풀어오르는 불안감과 외로움은 커져만 가고 겨울바람처럼 미츠하 마음의 따뜻함을 앗아간다.
「왜 이러지... 이런거, 처음은 아닌데」
타키가 출장으로 수일간 집을 비운 것도 적지 않고, 거기에 오늘 아침에 얼굴을 보기도 했다.
그래서 왜 이런 기분이 드는지 알 길이 없어 미츠하는 걸어가며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갑자기 엄습해온 조그마한 외로움이, 이 고독한 인파 속에서 커다랗게 되어버린 걸지도 모른다.
「전화...는 좀 그러려나」
그런 기분을 좀 전환시키려고 가방에 손을 뻗으려다, 핸드폰에 손을 대지도 않고 만다.
바쁘다고 하며 아침 일찍 나갔으니 아직 일이 안 끝났을 수도 있고, 거기에 별다른 이유도 없는데 전화하면 분명 타키는 미츠하를 걱정할거다.
「그리고...」
만약 연락이 되지 않는다면.
그날처럼, 전원이 꺼져있다는 기계음이 들려온다면.
게다가, 너 같은 사람 모른다고 말한다면.
그런 근거도 뭐도 없는 불안감이 더해져가 미츠하의 발걸음은 자기도 모르게 빨라졌다.
괜한 걱정이라는건 알고 있다.
기억도 남아있고, 애초에 이 가방에 달려있는 카드 케이스도 타키가 선물해준 것이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빨리 타키를 만나고 싶다는 마음에 서둘러 걸어가서 그런지
「아, 죄송합니다」
옆쪽에서 걸어오던 사람과 부딪쳐버려 미츠하는 당황하며 고개를 숙였다.
아무리 이것저것 생각하느라 급하다고 해도, 너무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그건 부딪친 사람도 마찬가지였는지 당황하며 고개를 숙이고, 뜻밖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야말로... 어, 미츠하?」
「에?」
매일같이 듣는 목소리에 얼굴을 든다.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뜨고 있는 그 얼굴은 방금 전까지 머릿속으로 떠올리고 있던 얼굴이여서
「타, 타키군...?」
「어, 나야. 이런데서 만나다니 우연이네. 나 오늘 이쪽에서 일이 있었어서..」
신기하다면서도 기뻐하는 얼굴. 그런 얼굴을 보고 있자면 안심하게 되어서 갑자기 기쁜 마음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우연히 만난 것만으로 울어버리는건 부끄러우니까, 이 감정을 얼버무리기 위해 미츠하는 입을 연다.
「응, 우연...이네. 내도 오늘 좀 늦게 끝나서」
「왜 사투리 억양이야, 에 미츠하, 설마 울고있..?」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집에 가자?」
어떻게든 눈물이 흘러나오는 것을 틀어막고 미츠하는 둘 곳을 못 찾고 있던 타키의 손을 붙잡아 이끌듯 걸어나갔다.
평소에는 잘 하지 않는 짓이라는건 미츠하도 알고는 있지만 다행히도 타키는 당황해하면서도 발걸음을 맞춰주었다.
「으, 응. 진짜 괜찮은거지?」
「응 괜찮아. 이제 타키군이랑 함께니까」
조금 눈물이 나올뻔한 정도고, 진짜 울어버린건 아니니까. 그리고 지금은 타키군이 같이 있으니까.
그것만으로도 정말 방금 전까지 있던 커다랗고 차가운 불안감이 처음부터 없었다는듯이 사라져버렸다.
그런 미츠하의 마음을 헤아렸는지 타키는 마지못해 알겠다는 말투로 말했다.
「그럼 뭐 다행이지만.. 그나저나 좀 춥네」
타키가 쥔 손에 살짝 힘을 준다.
타키는 나름대로 모르는 척 해주면서 미츠하에게 신경써준 거라 짐짓 두근거렸지만, 그렇다면 이라고 말하는듯이 미츠하는 타키에게 끌어안기듯 달라붙어 팔짱을 꼈다.
「미, 미츠하」
놀라는 타키였지만 표정은 역시 좀 기뻐보였다. 미츠하는 그 표정을 모르는 척 하면서 걷기 불편할걸 알면서도 더더욱 달라붙는다.
「왜, 추워서 그러는건데..」
「그거야 그렇지만... 부끄럽지도 않냐」
「음- 타키군이니까 괜찮아. 그나저나 타키군도 오늘은 늦게 끝났네」
보통 미츠하보다 일이 늦게 끝나는 타키였지만 그래도 이 시간에 현장에서 돌아오는 일은 꽤 드물다.
미츠하의 그 의문에 타키는 쓴웃음을 짓는다.
「별건 아니였는데, 좀 트러블이 생겨서.. 뭐 해결은 했지만...」
「했지만?」
「뭐, 결과적으론 미츠하랑 같이 돌아가게 돼서 다행이라고」
「....그렇구나, 그럼 다행이다. 아, 맞아. 그럼 지금부터 같이 장 보러 가자? 내일 아침밥 뭐 할지도 생각해둬야하고」
가능한 한 집안일은 타키랑 분담하고 있지만, 장 보기는 직장 사정 때문에 미츠하가 비교적 많이 한다.
주말에는 보통 같이 하지만 평일 밤에 하는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아, 물론 좋지. 어디 슈퍼로 갈래?」
「음.. 난 뭐 어디든 괜찮은데.. 늦었으니까 가까운데로 갈까」
내일도 일이 있으니 오늘은 빨리 자야한다. 밤부터 아침까진 같이 있을 수 있지만 낮에는 그렇지 않다.
사실은 계속 같이 함께 있고 싶지만 현실의 벽은 높은 것이다.
그래도 이렇게 만난게 기쁜 것은 떨어져 있는 시간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자기가 생각해놓고도 부끄러운 말이라고 느끼면서, 문득 방금 전 타키의 태도를 떠올리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라? 타키군, 아까 말인데, 혹시 엄청 급하게 걷고있지 않았어?」
미츠하가 서두르고 있던 것도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까지 부딪친 것은 미츠하 탓만은 아니겠지.
그런 미츠하의 물음에 타키는 정곡을 찔렸는지 굳어버리고서는, 체념했다는 듯이 말하기 시작했다.
「그건 그... 일 때문에 피곤하니까, 빨리 미츠하랑 만나고 싶어서... 뭐야 그 표정은」
「아니, 그... 타키군도 똑같았구나 해서」
「...그렇구나, 그럼, 우연에 감사해야겠네」
「응, 그렇네」
좋은 우연은 작은 기적과 같은 것이어서, 미츠하와 타키는 둘이 함께 귀갓길에 오를 수 있었다.
차가웠던 바람도 어느샌가 그쳐있어서 미츠하는 타키 손의 따뜻함을 느끼면서 걸을 수 있었다.
전철에 올라타면 그렇게 길진 않은 여로. 즐길 수 있는 시간은 짧지만, 그 뒤에는 집에 닿을 수 있다.
돌아간 뒤에 얼마나 참을 수 있을까 생각하며, 미츠하는 내심 내일 아침에 괜찮으려나 하고 몰래 걱정하고 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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