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게시글은 픽시브 'ダニエル'님께서 투고하신너의 이름은. 애프터 시리즈」의 16편 '미츠하 집에서의 하룻밤'입니다.

너의 이름은. 애프터 시리즈」는 총 18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원작자 분과의 협의 하에 번역 뒤 게재 중입니다.

 

 

 

 

작가의 말

 

미츠하의 집에 타키가 처음으로 방문한 날의 이야기.

너의 이름은. 애프터 시리즈에 들어갑니다.

 

그러고보니 이 두 사람의 첫날밤 이야기는 쓰지 않았구나... 해서 써보았습니다.

역시 또 시간축이 왔다갔다 해버리지만, 용서해주세요.

일단 시간계열적으로는 1편 '이어지는 시간'으로부터 약 1개월 뒤의 이야기입니다.

 

 

---

 

「시, 실례합니다……」

「응, 들어와. 누추한 집이라 미안해」

열린 현관문으로 쭈뼛쭈뼛 들어오는 타키와 함께, 미츠하는 집 안으로 들어간다. 

타키와 둘이서 이토모리에 간 뒤 아직 1개월도 채 지나지 않은 금요일. 타키가 이 집에 오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원래는 식사라도 같이 하려던 약속이었지만, 타키가 갑자기 일이 생겨 늦는다는 연락을 한게 몇 시간 전 일. 

그 때에 순간적으로 짓궂은 장난을 치고 싶어진 것인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미츠하는 그러면 우리 집이라도 오지 않겠냐고 메시지를 보내버렸다.

「에, 그러면 여기에……. 아, 의자가 편하려나?」

「아, 아니 괜찮아. 그럼 앉을게」

「그, 그래? 괜히 안 그래도 된다니까」

쿠션에 타키를 앉히고 미츠하도 앉은뱅이책상을 사이에 두고 타키 맞은편에 앉는다. 

타키는 역시 긴장하고 있는 것 같아 시선을 책상에 고정시키고 있다. 

방을 둘러보는 게 실례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그런 예의바른 타키가 조금은 귀엽다.

어차피 긴장하고 있는 것은 미츠하도 매한가지이다. 하지만 그걸 타키가 눈치 채면 괜히 더 긴장할 듯 해, 목소리를 가다듬고 입을 연다.

「아, 맞아. 목마르지 않아? 차 정도밖에 없지만……」

「아니 괜찮……진 않나. 그럼 차가운 걸로 부탁할게」

「응, 보리차 뿐이지만. 잠깐만 기다려」

긴장감을 돌리려 미츠하는 일어나 냉장고에서 보리차를 꺼내 든다. 

여름이 가까워져서 만들어두길 잘 했다고 생각하면서, 얼음을 컵에 넣고 보리차를 따른다. 

그리고 타키가 모르게 조용히 심호흡을 하고, 미츠하는 물 컵 두 개를 들고 방으로 돌아왔다.

「기다렸지-. 자, 타키군」

「땡큐. ……하아, 차가워서 맛있네. 아 맞아. 오늘은 나 때문에 이래 돼서 미안」

차가운 차 덕분에 조금 진정한 것인지, 미안하다는 듯 그렇게 말하는 타키. 거기에 미츠하는 잔을 내려놓으며 고개를 가로젓는다.

「아니야, 일 때문이니 어쩔 수 없지. 나야말로, 모처럼 와주어서 고마워 」

「아냐, 나도 권해줘서 고마웠으니까」

「그럼 다행이네. 밥은 먹고 왔지?」

「응, 어쩔 수 없이 회사에서 뭐. 그 식당 가보고 싶었는데 말이야..」

한숨을 내쉬는 타키에게 미츠하는 쓴웃음을 보이며 고개를 끄덕인다. 

일이 밀려서 퇴근이 늦어져 저녁을 회사에서 때운 경험은 미츠하에게도 있다. 

직장에서 먹는 저녁밥은 역시 긴장도 되고, 무엇보다도 편의점의 주먹밥 따위만 먹게 되니 보통 외로워지는 법이다.

「응, 나도. 그래도 나중에 가면 되는 거니까」

「뭐 그건 그렇지. 오늘은 이렇게 불러주기도 했으니……」

쓴웃음을 짓는 타키는 긴장이 드디어 풀렸는지 방 안을 둘러다보려 시선을 옮겼다. 

보면 곤란한 것들은 제대로 정리해뒀지, 라고 미츠하가 생각하고 있는데 감동했다는 듯이 타키가 중얼거렸다.

「그나저나 이 방, 깔끔하고 예쁘네. 옛날에는 좀 더 그……」

「그, 그렇게 어지럽혔었나?」

「아니 그 정도는 아니지만, 내 방보단 깔끔했으니까. 그래도 지금이 훨씬 예뻐서」

확실히 고등학생 때에는 물건들도 엄청 많아서, 방도 지금보다 넓었는데도 정돈을 안 해뒀었지 하고 당시를 떠올려본다. 

하지만 오늘은 돌아오자마자 허둥지둥 청소를 해뒀으니 예쁜 것도 당연하다. 

애초에 이런 쪽으로 고생 했다는 건 아예 눈치 채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하아…… 다행이다. 뭐 제대로 정리해두고 있으니까. 혼자 살다 보면 전부 내가 다 해야 하는거고」

「힘들겠네. 집안일 전부 혼자 하려면……」

「타키군은 아버님이랑 둘이서 살았지? 그리고 자취하면, 자유롭긴 하니까. 예를 들면 그…… 이렇게 타키군 부를 수도 있고」

「아아…… 하긴 그렇네……」

혼자 사는 집에, 단 둘이. 그것을 새삼스럽게 인식했는지 타키는 어색하다는 볼을 긁으며 눈을 돌렸다. 하지만 이럴 거라는 것도, 타키가 오기 전부터 미츠하는 알고 있었다. 알고 있으면서 부른 것이니까.

「…… 있잖아, 타키군」

「…… 왜?」

「옆에, 앉아도 돼?」

「냐아 물론, 괜찮지만……」

타키가 끄덕거린 것을 보고 미츠하는 쿠션을 들고 일어선다. 

혼자 살기에 알맞은 좁은 방. 아니나 다를까 미츠하가 앉으니 타키와 꼭 붙게 돼버린다. 

최근에는 거의 레스토랑에서만 만나기에, 이런 거리로 붙어 있는 것은 그야말로 그 날 이래 처음이다.

「역시, 타키군이랑 이러고 있으면 어쩐지 안심돼」

타키와 대화하는 시간도 물론 즐겁지만, 이렇게 몸을 맞대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든다. 

너무 의존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함께 있고 싶다는 기분은 끝이 없다.

그래서 적어도 미츠하는 타키의 감촉이나 목소리, 그리고 냄새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느끼고 싶어, 귀여운 아기나 강아지가 있으면 볼을 비비듯이 타키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다. 

컵 속의 얼음이 녹아 부딪치는 소리가 맑게 들려오고, 타키가 걱정스럽다는 듯이 목소리를 낸다.

「그럼 다행이지만…… 그, 무슨 일이라도 있던 거야?」

「아니, 별일 없었어. 그냥, 타키군하고 계속 이러고 있고 싶을 뿐이야」

계속 타키군과 맞닿아 있고 싶고, 그리고 맞대어 주었으면 했다. 

하지만 서로 일이 바쁘고, 또 그런 미츠하만의 감정을 타키에게 강요하는 것이 무서웠다. 

그래도 그런 거절당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심이, 타키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곱게 녹아내리는 것을, 미츠하는 느끼고 있다.

「그렇구나…… 응, 나도 그래. 나도 미츠하랑 이러고 있으니, 마음이 놓이네」

「다행이다. 싫어하면 어쩌지 하고 있었어」

「설마, 그럴 리가 없잖아. 왜 그런 생각하는 거야」

살짝 화났다는 듯이 타키가 그렇게 말하고, 얼굴을 내밀며 미츠하를 바라보았다. 

그런 타키에 대항하듯 미츠하는 눈시울을 적시며 타키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그도 그럴게 타키군, 밥 정도만 같이 먹자고 하잖아. 데이트도, 보통 저녁밥만 먹고 나면 끝내버리고……」

「아, 그건 그…… 아직 이른 건가, 뭐라 해야 좋을까 라던가 생각하다보니…… 아- 그래도 나 때문에 괜히 그런 생각 한 거라면, 미안해」

완전히 말투를 바꿔 목소리가 작아지는 타키. 

타키도 자기랑 똑같은 고민을 하고 있던 것은 기쁘지만, 결국 이렇게 집에까지 불러낸 것은 미츠하 쪽이었다. 

그래서 이 정도까지는 말해도 괜찮을 것 같아서, 미츠하는 결정타를 날리기로 했다.

「…… 타키군 한심해」

「크윽」

정곡을 찔렸는지, 타키가 괴롭다는 듯 얼굴을 찡그리며 반성의 표현으로 눈을 감았다. 

지금이라면 분명 타키는 무슨 불평을 들어도 아무 말 못하고 듣기만 하겠지만, 그래도 타키에게 하고 싶은 불평이 별달리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미츠하는

「음…… 후후, 농담이야」

그런 타키의 입술에 살며시, 닿을 정도의 키스를 하고 미소 지었다. 

부끄러움 때문인지 얼굴은 불타오를 정도로 뜨겁지만, 그래도 지금 느끼고 있는 기분을 전하기 위해, 놀라서 눈을 둥그렇게 뜨고 있는 타키를 바라보며 미츠하는 말을 계속했다.

「타키군이 나를 소중히 여겨주는 거, 엄청 기뻐. 그러니 이 정도로 용서해 줄게」

「너 그렇게 허를 찌르는 거, 비겁하다고……」

「타키군이 방심하는 게 나쁜 거야」

미츠하가 장난스럽게 웃으며 그렇게 말하니 타키는 크게 한숨을 지으며 힘없이 고개를 숙였다.

「하아, 방심이랄까 이건…… 뭐 됐어. 그럼 그걸로 된 거야?」

「응, 타키군이 부끄러워하는 얼굴 봤으니까. 아, 그래도 이번 한번만 용서해주는 거야? 그러니까 다음에 또 그러면……」

「알았어, 내가 먼저 말할게. 아-, 아버지가 안 계실 때 미츠하가 시간 된다면…… 우리 집에도, 와줬으면 해」

「응! 나도 타키군 집 오랜만에 가보고 싶으니까, 기대하고 있을게」

미츠하와 다르게 타키는 이사하지 않은 듯해, 미츠하도 알고 있는 그 방이 어떻게 되어 있을지 조금은 궁금했다. 

그리고 미츠하도, 연인의 집에 한번쯤은 가보고 싶었다.

「그래도 내 방 와도, 뭐 뒹굴거리는 거 빼고 할 게 없을 텐데……」

「그거면 됐지, 아니 근데 우리, 지금도 아무것도 안 하고 있잖아」

타키가 집에 온 뒤 한 거라고 해도, 보리차 마신 것 정도였다. 

여기서밖에 할 수 없는 것이 있는 것도 아니고, 뭔가 하려고 온 것도 아니니 당연한 일이지만. 

그런 미츠하의 딴죽에 타키는 그렇네 하고 쓴웃음을 지으며, 뭐 그럼 상관없나 하고 중얼거렸다.

「나도 이러고 있는 거 좋으니까」

「응, 나도. 그래도 그…… 타, 타키군」

「왜?」

부끄러워서 고개를 못 들겠는 것을, 어떻게든 억누른다. 

얼굴이, 머리가 달아오르고, 사고는 열에 녹아버린 것처럼 애매해져 간다. 

그런 자신이 부끄럽지만, 그 열을 내뱉기 위해 미츠하는 입을 열었다.

「타키군은…… 이러고 있는 것만으로, 괜찮아?」

옆에 앉아있는 타키를 올려다보며, 미츠하는 그리 말했다.

그 말에 타키는 다시 얼어붙고, 몇 초 뒤 크게 한숨을 토해냈다.

「…… 하아, 그렇게 부추기지 마. 차, 참을 수 없게 되어버리잖아……」

무뚝뚝하지만, 동시에 못 참겠다는 듯한 타키의 말투. 싫다는 게 아니라, 참고 있던 것이었다. 

타키도 똑같은 기분이었다는 것만으로도 지금 미츠하는 이제 충분해서

「…… 괜찮아」

「응?」

「난, 타키군이라면…… 그니까, 참지 말아줘? 설마, 타키군은 나랑은, 싫은 거야?」

「미츠하, 너……」

푸른빛이 감도는 타키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미츠하는 그렇게 말했다. 

이제 되돌릴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되돌릴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다. 

타키는 놀란 얼굴을 진지한 표정으로 바꾸며, 그 큼직한 팔로 감싸주듯 끌어안아 주었다.

「미안, 또 미츠하가 먼저 말하게 해서. 그, 미츠하가 좋다면, 나도 미츠하랑…… 하고 싶어」

타키가 힘을 빼며 살짝 몸을 떼어낸다. 마주보며 다시 앉은 미츠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며 입을 열었다.

「……다행이다……. 미안해, 사실은 이런거……」

재촉하지 않았어야 하는데, 라고 말하려는 미츠하의 말이, 공기 중으로 나오는 일은 없었다. 

약간은 거친 타키의 키스. 일순 놀라기는 했지만, 미츠하는 순순히 그것을 받아들였다. 

방금 전과 비교하면 길었지만, 달아오른 탓인지 체감시간으로는 별 차이가 없었고, 미츠하는 멀어져가는 타키의 눈동자를 쳐다보았다.

「그런 말 하는 거 아니야. 우리 둘 다 마찬가지……인 거니까」

「타키군……」

「그리고, 서로 말하고 싶은 건 뭐든지 말할 수 있는 사이였으면 하니까. 그러니 미츠하가 하고 싶은 것도 가능한 한 알려줬으면 해. 망설이지 말고, 나한테는 전부 다 말해줬으면 해」

타키의 눈동자는 흔들림도 없이 올곧게 미츠하를 바라보며 그렇게 말했다. 

무엇이든 서로 말할 수 있는 사이라니, 말로는 쉬워도 간단하진 않다. 실제로 방금 전까지 서로 말하고 싶던 것을 말하지 못하고 있었으니까. 

그래도 분명히 그렇게 되고 싶다고, 타키랑은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미츠하는 생각했다.

「…… 알았어. 이제 타키군한테는 안 그럴게. 그러니 타키군도 그러지 마?」

「당연하지, 내가 먼저 꺼낸 얘긴데. 그래도 정말 싫으면 싫다고 얘기해줘? 미츠하가 싫어하는 거라면 나도 하고 싶지 않으니까」

「후훗, 알았어. 그럼 싫어하는 것들도 제대로 서로에게 말하는…… 약속이야?」

확인하듯 미츠하는 다시금 그리 말하고, 타키는 확실히 끄덕거렸다. 

애초에 타키라면 자기가 정말 싫어할 것을 부탁할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미츠하 자신도 그럴 셈은 없었다.

「아- 그럼 말이야, 오늘은……」

「응, 왜?」

다시 말투를 고치며 타키는 말을 시작했고, 미츠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대답했다. 

타키는 찰나의 순간, 마치 일생일대의 각오를 다졌다는 듯 입을 열었다.

「그…… 미츠하를, 껴안고 싶어. 처음 집에 와서 갑자기 이러는 거 비상식적일지도 모르지만…… 솔직히 이제 못 견디겠어」

「나도…… 나도, 타키군과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 방에 들이자마자 이러는 건 좀 그럴지도 모르지만…… 나도 못 참겠는걸」

타키의 말에 미츠하는 그렇게 대답하고, 그리고 자연스럽게 끌어당기며 다시 입술을 겹쳤다. 

지금까지 해온 것과는 다른, 뜨거운 입맞춤. 타키의 목에 팔을 두르고, 더욱 깊이 이어지기 위해 힘을 주었다. 

머리가 멍해지는 것은 너무도 달아올랐기 때문일까. 미리 정해놓기라도 한 듯 자연스레 같은 타이밍에 얼굴을 떼어내며, 서로의 모습을 바라본다.

「미츠하, 사랑해」

「나도. 진짜 사랑해, 타키군」

그렇게 말하고 미츠하는 손을 내뻗어 전등을 껐다. 타키도 별다른 말 없이 은은하게 스며들어오는 달빛 속에서 침대에 걸터앉았다. 

불안감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건, 지금 이 행복에 비교하면 조그마한 것이었다. 그리고 타키는 마음 속 깊이 믿고 있으니까.

「에.. 난 그, 처음이니까……」

「나, 나도 그런데…… 가, 가능한 한 다정하게 할게」

「후훗, 타키군도 그랬구나. 고마워. 그럼……」

그리고 타키와 미츠하는, 마치 시작 신호를 알리듯, 다시 입을 맞추는 것이었다.

 

…………

 

「에…… 보, 보리차 마실래?」

「아- 음…… 그럼, 마실게」

「알았어. 에, 잠깐 기다려」

다음날 아침. 다시 끓인 보리차 찻잔을 손에 든 미츠하와 타키는, 얼굴을 마주보지도 못 하면서 마주앉아 굳어있었다. 

시각은 이미 정오가 지나있어 태양은 중천에 떠 있었다. 어째서인지 그 좁은 침대에서 동시에 일어난 뒤, 당황하며 다시 옷을 입은 게 문제였을지도 모른다.

타키의 얼굴을 보면 어젯밤 일이 생각나버려, 사고가 정상적으로 돌아가질 않았다. 그리고 그것은 타키도 마찬가지인 듯해, 미츠하는 손에 든 컵을 보면서 중얼거렸다.

「그…… 역시 좀 부끄럽네」

「뭐, 뭐 그렇지. 거기다 이 방에서 그랬고」

「아, 아하하…… 하긴 그렇네…… 원룸이니까, 이런 일도 있구나」

미츠하의 집에 이 방에서 도망친다는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았다. 

살짝 타키 쪽을 바라보면, 어째서인지 눈이 마주쳐버려 당황하며 눈길을 피해야 했다. 

아까 전부터 이런 일을 계속 반복하고 있어, 뭐 이런 우연이 다 있냐고 무심코 말해버리고 싶을 정도이다.

「아- 그래도 뭐랄까…… 어제 미츠하, 엄청 귀여웠다고?」

「무, 무슨 말을 갑자기……」

「진짜라니까. 그리고 그, 말하고 싶은 건 말하자는 약속, 했었잖아」

「하긴 그렇긴 한데…… 그렇다면, 어제 타키군은 엄청 멋졌어?」

둘 다 처음이라, 타키는 정말로 상냥하게 해주었다. 부끄럽지만, 그것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지금도 가슴 속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든다. 

시선을 살며시 올리니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고 있는 타키와 눈이 다시 마주쳐버리지만, 이번에는 눈길을 돌리지 않고 미소 지을 수 있었다.

「하아…… 화, 확실히 갑자기 그런 말 들으니 부끄럽네」

조금은 긴장이 풀린 건지, 쓴웃음을 짓는 타키가 굳어있던 몸에서 힘을 빼내며 어깨가 처졌다.

「후훗, 그렇지? 그나저나, 그거네……」

「응?」

「해버린……거네」

미츠하의 말에 타키는 다시 얼굴을 붉히며, 그것을 숨기려는 듯 입가에 손바닥을 갖다 대며 말했다.

「너, 그건 반칙이라니까. 그런 말 하면 진짜……」

「또 하고 싶어져?」

「아니야!! 아니 아닌 건 아니지만…… 역시 오늘은 좀」

「후훗, 알고 있어」

아직도 몸은 무겁고 피로도 전혀 풀리지 않았다. 물론 타키가 바란다면…… 이라는 생각은 있지만, 타키도 지쳐 있었다. 

어쩌면 타키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무리할 필요는 없으니 미츠하는 굳이 말하지 않기로 했다.

「그래도 어제는 그…… 옆집에서 뭐라 안 한 게 다행이네」

「그, 그건, 타키군이……」

다시 얼굴이 달아올라서, 미츠하는 조금이라도 그것을 숨기려고 다시 고개를 숙였다. 

이 방이 모서리집¹이고, 거기에 이웃이 어제 집을 비운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그래도 타키군도 꽤 크게 소리 질렀잖아」

「뭐 그야 그렇지만…… 그냥, 이 얘기는 끝이 없으니까 하질 말자」

「타키군이 먼저 말했으면서」

「네가 먼저 괜히 부끄러운 말 했잖아. 아니 뭐 그것보다, 갑자기 생각난 게 있는데」

타키의 말에 미츠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해보라는 듯이 바라보았다.

「에, 아직 갑자기 생각난 것뿐이고 현실적인 문제나, 미츠하의 생각 등 여러 문제는 있지만…… 그, 미츠하만 괜찮다면, 방 빌려서 같이 살고 싶은데, 해서」

자신 없다는 말투로 타키는 뒷목에 손을 올리고 그렇게 말했다. 

그 말의 의미를 순간 이해하지 못해서, 미츠하는 몇 초간 굳어버렸다. 

방에 달린 커튼이 바람에 살짝 흔들리며, 조금 늦게 찾아온 기쁨이 그제야 사고를 따라잡았다.

「같이라니…… 그, 그 말은..,」

「아- 뭐 그런 거지. 아, 물론 제대로 된 프로포즈는 나중에 때가 된다면…… 또 기다리게 만들어서 미안. 그래도 동거라면, 지금 내 급료로도 어떻게든 될 거라고 생각해서」

「아니야, 그것만으로도 기뻐. 나도 타키군이랑 계속 함께 있고 싶은걸」

그 정도의 대답으로도, 타키에게 기쁨을 전하는 데에는 충분했다. 

미츠하는 잔을 책상에 놓으며 일어서, 어제와 같이 타키 곁에 앉았다.

타키에게 껴안기기 위해 몸을 기대니, 타키는 다정하게 팔을 어깨에 두르며 부둥켜안아주었다.

「다행이다. 역시 지금 당장이라는 얘기는 아니지만」

「알고 있어, 뭐 내 집도 빼야하니까. 그래도, 엄청 기뻐…… 고마워, 타키군」

행복감에 싱글벙글해지는 얼굴은 포기하고, 미츠하는 웃으며 대답했다. 

거기에 타키도 웃음으로 화답해주어서, 미츠하는 고개를 들어 올려 살짝 키스를 했다.

「음…… 에헤헤, 역시 아직은 좀 부끄럽네」

「하하, 나도 그래. 뭐 좀 있다보면 익숙해 지겠지」

「응, 그렇네. 그럼…… 일단은, 늦었지만 아침밥이라도 먹을까?」

미츠하가 일어나며 말하고, 타키도 고개를 끄덕거리며 일어섰다. 눈부신 아침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는 방 안에서, 두 사람은 나란히 부엌으로 걸어갔다.

「응, 그러자. 그럼 도와줄게」

「고마워. 같이 밥 만드는거, 처음이네」

「어, 듣고 보니 그렇네」

마치 지금 알았다는 듯이 말하는 타키에게 미츠하는 참지 못하고 푹 웃음을 터트렸다.

그런 미츠하에게 삐졌다는 듯 입술을 삐죽거리는 타키도 귀여워서, 미츠하는 움직이기 힘든 것을 알면서도 타키 손을 꽉 맞잡았다.

결국 자취 용의 부엌은 역시 좀 좁아서, 요리는 거의 미츠하 혼자 하게 되었다. 

그래서 더욱 미츠하는 타키와 함께 약간 늦은 감이 있는 아침을 먹으며, 둘이 함께 산다면 좀 더 넓은 부엌에 나란히 서서 요리를 만들 수 있으려나, 하고 상상하는 것이었다.

 

 

[각주]

¹ 모서리 집; 角部屋(카도베야) : 건물의 양쪽 모서리에 있는 집이나 방. 예를 들어 한 층에 8호가 들어서는 아파트라면 1호(101, 201……)와 8호(108, 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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