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게시글은 픽시브 'ダニエル'님께서 투고하신 단편 '어느날 미츠하의 도쿄 생활'입니다.

원작자 분과의 협의 하에 번역 뒤 게재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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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 윙-

「으음...」

소리가 난다. 딱딱한 마룻바닥 위에서 진동하는 어떤 소리. 

그것을 멈추기 위해 손을 뻗어보지만 원래 그 소리가 나고 있어야 할 위치에는 아무것도 없어 헛손질할뿐이다.

아, 오늘도 이쪽이구나. 그렇게 생각한 순간 몸을 구속하고 있던 중력이 사라져버렸다.

「아얏」

바닥에 뚝 떨어진 미츠하는 아픔에 잠이 확 깨버린다. 떨어져서 바닥에 부딪친다는 건 즉 오늘은 타키가 되어버린 날이라는 걸 뜻한다.

「후아암.. 오늘은 도쿄인가..」

팔을 쭉 뻗어 기지개를 편다. 혈액이 몸 안에 돌며 뇌에 도달할 쯤 미츠하는 일어섰다.

「에, 오늘 일정은..」

평소와 같이 핸드폰으로 예정을 확인한다. 오늘은 평일에 알바가 있는 날인 듯 한다. 

일기를 확인해보니 저번에 바뀌었을 때 파르페를 먹은 걸 뭐라고 하는 글이 쓰여있었다.

「... 뭐 상관없나」

그 한마디를 끝으로 기나긴 타키의 메시지를 무시하고 홈 화면으로 돌아온다. 

우선 세수를 하고 나서 미츠하는 주방 겸 거실로 들어섰다.

「어 타키 일어났구나, 오늘 밥 당번 너인거 알지?」

「아, 응. 알겠어」

잠옷을 입은 채로 신문을 보고 있는 타키의 아버지에게 인사를 하고 타키는 부엌으로 향한다. 

타키 집은 어머니가 안 계신 것 같고, 아침밥은 아버지와 교대로 만들고 있는 듯 하다. 

흘러나오는 뉴스를 들으며 계란을 냉장고에서 꺼내 깨서 프라이팬에 떨어트린다.

「흐흐흠~♪」

도쿄생활. 

처음에는 엄청 헤맸고, 지금도 해보고 싶은것들을 어느정도 참고는 있지만 어쨌든 시골인 이토모리보다는 훨씬 맘에 들었다.

「... 괜히 기분 좋아보이네?」

「에, 그래? 뭐 좀 그런가」

미묘하게 의아하다는 듯 쳐다보는 타키 아버지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의심하고 있는건 아니다. 타키 아버지는 꽤나 방임주의인걸까,

「자 여기」

「어, 고마워」

잘 구워진 햄에그를 그릇에 담고 밥을 푼다. 

도쿄에서도 시간이 촉박할 때에는 이렇게 간단히 아침밥을 먹는다는게 솔직히 좀 다행이었다. 

계란에 소스를 뿌리고 입에 넣으니, 음, 너무 단단하지도 않고 너무 부드럽지도 않은게 내가 봐도 잘 되었다. 

그렇게 자화자찬을 하고 있는데 이번엔 정말 의심스럽다는 듯이 아버지가 말을 건다. 

「어라, 너 소스파¹였나?」

「에? 아, 그.. 오늘은 좀 기분전환도 할 겸 해서」

「흠... 뭐 알았어」

위험했다. 타키는 계란프라이에는 간장파구나, 하고 머릿속에 메모를 적어둔다. 

미츠하는 계란프라이에는 당연히 소스라고 생각하지만 하긴 텟시는 간장만 뿌린다고 했던 걸 떠올린다. 

결국 취향은 사람마다 다 다른거겠지.

「잘 먹었습니다. 그럼 갔다올게」

「다녀오세요」

먼저 밥을 다 드신 아버지를 배웅하고 미츠하도 남은 밥을 다 먹고 정리하기 시작한다. 

미츠하가 지각할까봐 좀 빨리 알람을 세팅해둔 타키 덕분에 시간은 아직 충분하다. 

설거지를 재빨리 끝내고 일단 거울 앞에서 머리 손질을 한다,

이 타키라고 하는 남자애는 꽤 잘생긴 편이고, 왁스를 막 바르지 않아도 저절로 머리카락이 잘 정돈되는 것 같다. 

미츠하도 까치집을 짓고 학교에 가는 건 부끄러우니까 기본적으로 아침에는 제대로 머리를 세팅하는데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음.. 이정도면 되려나... 남자애는 별로 시간 안 걸려서 좋겠네..」

여자의 경우 머리를 정돈하는 것만 해도 진짜 일이다. 거기에 미츠하는 꽤나 공들여서 머리카락을 묶는 편이라 매일아침 시간도 꽤 걸린다. 

가방 안에 든 것들을 체크하고 교복으로 갈아입은 미츠하는 집을 나선다. 

타키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언덕 위에 있어, 몸이 바뀔 때 이곳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또 아침의 즐거움 중 하나이다.

정말 아무것도 없는 이토모리에서 살다보면 도쿄는 모든게 다 신기하고 빛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감회에 젖으며 미츠하는 지각하지 않도록 지하철역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이 정도면 뭐 여유 있겠네」

등굣길을 천천히 걸어나간다. 

몇 번인가 걸어본 정도로 솔직히 도쿄에는 그다지 적응하지 못한 채라, 아직은 신선하고 또 겁나기도 한 통학로다.

타키가 다니는 학교는 신주쿠역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 

그 신주쿠에도 학교가 있다는게 솔직히 미츠하는 믿기지 않았지만, 진짜 있으니 믿을 수밖에 없었다.

도립 진구고등학교, 학교 안팎 시설들도 전부 깨끗하고 선진적이어서 이토모리 고등학교와는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다. 

이토모리도 공립이라 수업에는 어느정도 따라갈 수 있는건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아직 이른 시간이라 사람이 적은 교실 자리에 앉는다. 

처음 왔을 때 자리가 어딘지 물어볼 때는 꽤나 부끄러웠어서 자리에 앉을 때마다 그때의 기억이 되살아난다.

「어, 네가 먼저 왔냐 웬일로」

「아니야, 나도 지금 막 왔어」

「뭐냐 그 데이트 할때나 할거같은 말은」

웃으면서 옆자리에 앉는 사람은 후지이 츠카사. 타키의 고등학교 친구로 타카기와 함께 꽤 타키와 사이가 좋아보였다. 

기본적으로 3명이서 행동하는 일들이 많아, 미츠하로 따지자면 텟시랑 사야찡과의 관계랑 비슷한거겠지.

「너 제대로 숙제는 했지?」

「해, 했어- 아마도..」

타키가 했을거라, 고 생각한다. 설사 안 했다고 하더라도 그건 미츠하 책임은 아니다.

「아마도는 뭐냐 아마도는」

「여 타키, 오늘은 제대로 도시락 챙겨왔냐?」

「여 타카기」

「안녕. 제대로 가져왔다고-」

불만스러워보이는 미츠하에게는 신경도 쓰지 않고 타카기도 자기 자리에 앉아 가방을 책상 옆에 건다.

「아 그나저나 어제 티비 봤냐? 그 헤이안 시대의 건축특집」

「어 봤어, 그런 프로그램 좀 더 많이 하면 좋겠는데.. 타키도 봤지?」

「에? 그... 아직. 녹화는 해뒀는데」

타키와 츠카사, 그리고 타카기 이 셋은 다 주로 건축에 흥미를 갖고 있어 서로 사이도 좋은듯했다. 게다가 다들 좋은 사람이기도 하다.

안경을 쓰고 있어 언뜻 보면 진중한 이미지로 보이는 츠카사는 의외로 친해지기 쉬운 타입이다. 

더욱이 사이가 좋은 타키에게는 마음을 열고 있는건지 꽤나 스스럼없이 접근해온다.

타카기는 첫인상 그대로라고 하면 실례일지도 모르겠지만, 시원한 성격에 자질구레한 것들은 신경쓰지 않는다. 

친구를 잘 챙겨줘 웬만한 것들은 그냥 웃으며 넘겨줘서, 정말 믿고 기댈만한 친구다.

「뭐야, 그럼 어쩔수없네. 뭐 츠카사면 되려나, 그 불당 천장 나무 장식이 세세헤서 좋더라」

「해설 나온 그거 말하는거지? 그거 괜찮더라」

건축에는 아는 바가 별로 없는 미츠하는 두 사람이 뭘 말하고 있는지 전혀 모른다. 

그래도 즐거운 듯이 얘기하고있는 츠카사와 타카기를 보고 있으면 타키는 좋은 친구를 뒀구나 하고 뭔가 미츠하까지 자랑하고싶은 기분이 된다.

「아, 선생님 왔다」

「그럼 이따 다시 얘기하자」

문을 열고 들어온 중년 교사의 수업이 시작된다. 

이토모리의 선생님과는 달리 졸리기만 한 수업을 어떻게든 버티며 미츠하는 방과후 아르바이트에서 있을 일들을 상상해보았다. 

 

 

「이거 11번 테이블 거에요」

「네, 넵!!」

「타키군 4번 테이블 주문 받아줘!!」

「넵!」

「타키, 멸치 다 떨어졌으니까 창고에서 가져와」

「알겠습니다!!」

폭풍같이 몰아치는 주문을 받으며 서빙에다 잡일들까지 해야한다. 힘든 알바이긴 하지만 미츠하는 그걸 즐기며 계속되는 일들을 해나간다. 

학교가 끝나자마자 알바를 시작해 벌써 3시간이 지났다. 

폐점까지는 아직 좀 시간이 남았지만 손님들 주문이 줄기 시작해 홀을 한번 쓱 둘러보았다. 

드레스코드²가 갖춰져 있는듯한 레스토랑이라 솔직히 미츠하는 절대 올 일이 없을듯한 랭크의 가게이다. 

손님들도 모두들 기품 있어보여서 좀 움츠러들게 된다. 

「후우.. 슬슬 빠지기 시작했네」

「아, 오쿠데라 선배」

드디어 한 숨 돌리네, 같은 분위기로 한숨을 쉬고 있는 선배. 하지만 그 한숨마저도 섹시한 엄청난 미인이시다. 

여자인 미츠하가 봐도 보고 있으면 절로 감탄이 나오는 사람이라, 솔직히 치사하고 부럽다.

「타키군 오늘 몇시까지였지?」

「아, 오늘은 좀 빨라서, 30분 뒤에 끝나요」

「아- 그렇구나, 아쉽네. 저번에 하던 이야기 마저 하고싶었는데」

저번에 같이 돌아갈 때 했던 전망대 이야기겠지, 미츠하는 타키를 위해서 오늘도 같이 돌아가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어려울듯하다.

「네, 죄송합니다...」

「아니야, 괜찮아. 아, 손님이 부른다」

「그럼 제가 가볼게요」

선배를 손짓으로 제지하고 홀으로 나선다. 

몸을 움직이다 보면 이 알쏭달쏭한 기분도 사라질거라 생각해 잠시 알바 일에 전념한다. 

특별한 트러블도 없고, 피크 시간대도 지난 이 때의 일들에는 이미 미츠하도 적당히 익숙해졌다.

「아, 타키군, 시간 시간」

「그렇네, 죄송해요 선배」

그래서 그런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벌써 퇴근시간 직전이 되어, 선배가 부르고 나서야 시간이 꽤 많이 지났음을 알게 되었다. 

「그럼 나중에 봐, 타키군」

「네,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가볍게 인사를 하고, 옷을 갈아입기 위해 탈의실에 들어간다. 

오늘은 타카기도 같이 알바를 하는 날이지만 타카기는 주방일을 돕기 때문에 만나보지도 못했다.

「하아.. 집에 가야지」

저절로 터져나오는 한숨과 함께 귀갓길로 접어든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전철 창문에 비치는 타키의 얼굴을 보며 타키에 대해 생각한다. 

도쿄에 태어나 도쿄에서 자라, 세련된 가게를 돌아다니는게 취미인 고등학생.

이 간단한 설명만으로도 미츠하와는 살고 있는 세계부터가 다른거 같다고 느낀다. 

거기에 그런 고급 레스토랑에서 알바도 하고 있고, 시급도 말도 안 되게 높다. 미츠하가 처음으로 시급 얘기를 들었을 때에는 무심코 소리칠 뻔 했을 정도다.

「맞아, 일기 써놔야지」

그다지 특이한 일은 없었던 평온한 하루긴 했지만, 타키와의 약속이다. 타키도 미츠하의 핸드폰에 지금쯤 일기를 남기고 있을지도 모른다.

흔들리는 전철 속에서 일기를 쓰며 집 근처 역에서 내려 아파트로 돌아간다. 

타키의 아버지는 항상 늦게 오셔서 집에는 미츠하뿐이다. 짐을 대강 두고 침대에 푹 누우니 스프링이 타키의 몸을 가볍게 띄워올린다.

「도쿄라... 좋다...」

천장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린다. 

미츠하는 태어날 때부터 계속 이토모리에서 살고 있어서, 이토모리 이외의 세계는 알지 못했다. 

그래서 더더욱 타키로서의 도쿄생활이 너무도 즐겁다. 

이토모리에서의 미츠하는 신경을 계속 곤두세우고 있어야만 했고, 본래의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건 기껏해야 집에서나 가능했다. 

학교에서는 뒷담화를 계속 들으면서도 미야미즈의 딸이었기 때문에 계속 무시해왔던 것이다.

「그런데, 그 남자애는...」

그런데, 그런 미츠하의 고통을 알고 있다는 듯이 타키는 그것들을 주저하지 않고 전부 부숴버렸다. 

계속 뒷담화를 하던 애들을 입다물게 하고, 너는 좀 더 당당히 살라고 필요없는 어드바이스까지 하는 꼴이란. 

확실히 타키로서 생활하다보니 미츠하도 타키라는 사람의 됨됨이는 알 수 있었다. 

주위 사람들의 타키에 대한 반응과 행동은 타키 본인이 듣는 것이니, 당연히 일절 꾸밈없는 것이니까. 

거기에 일기도 있고, 원래의 몸으로 돌아갔을 때 타키가 미츠하로서 어떻게 하고 다녔는지는 다 듣고 있으니까. 

그런 것들을 종합해서 생각해보면, 타키는 겉과 속이 다르지 않은 성격인듯하다. 

자기 자신을 치장하지 않는다고 말해도 좋을지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자기가 올바르다고 생각한 것에 대해서는 올바르다고 강직하게 말하는 성격이다.

정직하고 솔직한데,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하고 잘 사귀지 못하는 것도 아니라 분위기도 잘 파악한다. 그래서 타키 주변에는 그렇게 좋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거겠지.

「타키군.. 어떤 사람이려나...」

그래서 그런지, 미츠하는 그런 타키에게 어느새 흥미를 갖게 되었다. 

누군가가 알려주는 타키가 아닌, 진짜 타키와 얼굴을 마주하고 만나보고 싶은, 그런 기분이 점점 커져만 가 최근은 가슴을 콕 콕 찌르는듯한 감각까지 느낄 정도이다.

문득 생각이 나 일기장 어플리케이션을 킨다. 

만약, 진짜 만약 타키도 원한다면 한번쯤 만나보고싶다고, 그렇게 쓰려던 미츠하는 아무것도 입력하지 않은 채 핸드폰을 침대에 떨어트렸다.

「하아.. 뭐 하고 있는거지 난...」

분명 야심한 밤이라 괜히 이상한 새벽감성에 젖어있는 거일거다. 미츠하는 억지로 그렇다고 단정지으며 침대에서 일어선다.

「이대로면 뭔가 찜찜해서 자기 그러니까... 괜찮겠지」

서랍에서 목욕 타올을 꺼내 욕실로 향한다. 타키는 목욕하지 말라고 하긴 하지만, 미츠하는 소녀다. 그런 상태에서는 도저히 잠들 수 없다.

누구에게 하는건지 모를 변명을 하며 옷을 벗고 욕실에 들어선다. 

평소 욕조는 쓰지 않는거같고 샤워만 하는거 같지만 그래서야 피로가 다 풀리지 않는다고 미츠하는 생각한다.

「그러니까, 내가 대신 싹 풀어주는거야-」

그런 혼잣말을 하며 샤워기로 일단 머리를 감는다. 

몸은, 뭐 가능한 한 보지 않으려고 한다. 응, 노력은 하고 있는거다. 어느 정도는 불가항력이니까.. 

「하아... 남자애 몸은 잘 모르겠어...」

타키가 이 말을 들으면 여자 몸을 더 모르겠거든- 하고 말할 것 같다고 생각하며 몸을 다 닦은 미츠하는 천천히 욕조물에 몸을 담근다. 

역시 일한 뒤에 하는 목욕은 좀 특별하다.

「음~~~ 기분좋아~」

손과 목을 쭉 펴 몸을 풀어간다. 

이 몸은, 쓰다보니 알게 되었지만 연비가 나쁘고 뭔가 좀 굳어있다. 

미츠하도 그렇게 부드러운 편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타키의 몸을 쓰고 있자니 여자보다 움직이지 않는 관절이 상상 이상으로 많아 꽤 힘들다.

힘은 있지만 금세 배고파지고, 미츠하에게 있어서는 그리 사용하기 좋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도, 그래서 더욱 목욕을 할 때의 기분은 엄청 좋았다.

어쨰서일까, 평소에는 어깨가 막 결리거나 하지 않으니까 따뜻한 물로 몸을 녹진녹진하게 풀어가는게 원래 몸보다 더 기분좋은건가.

그래서 미츠하는 타키한테는 비밀로 해두고 정기적으로 목욕하기로 했다. 일단은 양심상 땀 흘린 날에만 하기로 해뒀지만.

「하아... 음, 역시 밤이라 그런건가... 이런 기분이 드는건」

자기한테 묻듯이 혼잣말하고 있는걸 미츠하 자신은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혼잣말들은 욕실 벽이 빨아들여 사라져가 마치 처음부터 없었다는 듯이 물소리만이 메아리친다. 

「... 나갈까」

이 기분을 욕조 속에 남겨두고 뒤로한 채 일어나 욕실을 나선다. 

제대로 몸과 머리카락을 말린 미츠하는 다시 침대에 푹 드러눕는다. 이번엔 정말 졸려서 다시 일어날 힘도 없다.

「아, 타키군 냄새다..」

침대에서는, 당연한 거지만 세제와 섞인 타키의 냄새만이 온통 난다. 

지금은 자기 냄새이기도 하지만, 그 냄새에 휩싸여있으면 점점 마음이 편안해진다. 

「내일은 어디려나...」

어차피 아무도 안 보고 있으니까, 하고 생각하며 미츠하는 타키의 냄새를 만끽하며 내일을 기약하고 잠에 든다. 

언제부턴가 내일도 몸이 바뀌었으면 하고 빌기 시작한 것도 자각하지 못한 채, 미츠하는 꿈 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각주]

1. 소스파 : 계란프라이에 우스터소스 / 간장 둘 중 뭘 뿌려먹을지에 대한 논쟁. 부먹찍먹이랑 비슷함

2. 드레스코드 : 가게에 들어오기 위해서 갖춰야 할 복장 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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