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코로나 시국임에도 불구하고 어찌저찌 대학 동방 서클에서 회지를 만들고 홍루몽에 참가하게 되었는데

어쩌다보니까 동인지에 글만 쓴게 아니라 판매까지 하게되었다.

 

사진은 홍루몽이 열리는 오사카의 종합전시장, 오사카 인텍스

 

 

서클 참가자에게는 이렇게 생긴 스티커가 2장 주어지는데, 이를 서클 티켓이라고 한다.

일반 참가자들과 달리 서클로 참가하는 사람들은 저 스티커를 붙이고 개회 시간 1시간 전부터 전시장 내로 들어갈 수 있다.

 

목적은 들어가서 판매할 물건들 준비도 하고, 일반 참가자들이 들어오기 전에 잽싸게 물건들을 사러 가는건데

보통은 1명이 물건사러 돌아다니고 1명이 매대를 준비한다

 

쉽게 정리하자면 뙤약볕에 줄서지 않아도 되는 만능 티켓이다.

 

 

그런데 이번에 소속 동아리가 코로나 때문에 회비를 제대로 못 걷었는데

대학 동방 서클중에 꾸준히 매년 회지 내고 있는 곳은 흔하지 않으니까 열심히 하라고 어떤 OB가 통크게 인쇄비랑 참가비를 내주었다.

 

그대신 서클 티켓 하나를 강탈해갔다 ㅋㅋ

 

 

그래서 나는 그냥 일반참가자로 들어가고, 동아리 회장 혼자 매대 준비한 뒤 오전까지 판매하고 내가 정오에 교대해주기로 했다.

 

일반참가자로 줄을 서보니까 확실히 코로나 때문인지 거리두기도 지키고 있었다.

사람들도 코미케마냥 철야하고 그러진 않아서, 시작 1시간 전에 갔는데도 금방 들어갔다.

 

 

또 느낀건 정말로 확실히 친구들끼리 온 것 같은 초중딩 동덕들이 보인다는 점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긴 한 것 같다..

 

 

어쨌든 입장하니 드넓은 회장에 2000여 서클들이 들어앉아 있다

이 안에 있는 사람들이 전부 동덕이라고 생각하면 새삼 신기하다.

 

 

일단 입장하자마자 눈앞에 보인 히소나의 신간을 사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사고 싶었던 작가들 신간을 구했다.

 

이번 홍루몽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서 코스프레 촬영 장소 자체를 폐지해, 그만큼 서클간의 거리를 확보했다.

그 대신 합법적으로 코스어들 촬영할 수 있는 장소가 사라졌으니, 사진은 최대한 자제해달라는 논조였다.

 

 

코스어들이 하도 많아서 꼬투리 잡힐까봐 이런 전체샷들 위주로 조금만 찍었다

실제로 사진 찍고 다니다가 제지받는 사람도 있었다..

 

 

 

서클들 보면서 느낀점

 

귀형수는 동인에서 진짜 흥했다. 신휘천 합쳐도 귀형수로 출전한 서클 수랑 비슷할 것 같았음.

 

확실히 인기 서클과 비인기 서클의 손님 수 차이는 있다.

와루가키는 진짜 언제 봐도 사람들 줄서서 기다리더라. 근데 유명 서클이라고 수십분씩 기다리고 그러진 않았다.. 기껏해야 1~2분?

 

기업 부스들도 그렇게 사람들이 몰리진 않는다

기업 부스들은 아무래도 즉매회에서 사나 통판으로 사나 가격이 거의 차이나지 않아서 그런듯. 토라노아나 등 일부 부스는 진짜 파리만 날렸음.

개인 동인지는 나중에 위탁서점 거쳐서 사면 500엔짜리가 800엔 900엔 되어있으니까..

 

 

 

어레인지 잘 모르는데 하도 이곳저곳에서 이야기나오길래 잠깐 구경했는데

아카츠키 레코즈랑 유폐 새틀라이트는 사람들 많이 줄서있고 나머지는 줄까지 길게 생기진 않았다.

 

 

이번 홍루몽의 아쉬웠던 점으로는

 

큐슈와 오사카를 잇는 페리 선플라워가 원래대로면 전날 저녁 6시에 출발해서 오늘 새벽 6시에 도착하는, 아주 홍루몽 참가에 적합한 이동수단이었는데, 하필이면 오늘 페리가 기관고장이 나서 7시간동안 해상에 표류 ㅋㅋㅋ

거의 행사가 끝날 시각인 14시를 넘어서야 페리 이용한 큐슈 출신 작가님들이 전시장에 도착하는 대참사가 벌어졌다.

 

좋아하는 작가분 한명을 결국 페리 표류 때문에 못 봤다 ㅠㅠ..

사진은 페리 고장 소식을 알리는 어느 서클의 알림문

 

 

그리고 코로나 관계로 참가하려다가 고사한 분들, 어젯밤부터 오늘 새벽에 걸쳐 수도권을 덮친 태풍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결석한 분들이 많았다.

대략 10%정도는 불참해서 자리가 비어있었고..

 

지제루, 砂亭(s73d) 등등 유명 작가님들도 직전에 고사하셨는지 신간 사고싶어서 자리 찾아갔는데 비어있었다.

 

 

전시장에는 이렇게 DJ가 계속 동방 노래 틀어주고 있어서 좋았다

원곡도 틀고 어레인지도 틀고 절묘하게 잘 하더라

 

환기도 잘 되었고 날씨도 덥지 않았고, 코로나 관련해선 만전의 준비를 기했다는게 느껴졌다

덕분에 정말 쾌적했다.

 

 

점심을 끼고 진행되는 행사기 때문에 곳곳에 식당차도 준비되어있다.

 

 

가격은 창렬이지만 아침을 대충 먹었더니 너무 배고파서 스테이크동을 먹었다

1000엔짜리였는데 밖에선 진짜 딱 600엔에 팔면 먹으려나..

 

 

점심을 먹고 12시부터 동아리 회장과 교대해서 3시까지 매대를 지켰다.

 

 

심심하긴 했는데 판매원이 핸드폰만 보고 있으면 좀 그래서 그냥 샀던 동인지들 읽고 그러면서 시간 때웠다.

중간중간에 부원들 와서 놀아주기도 했고, 옆테이블 사람이랑 노가리도 까고, 한번 보고 가라고 호객도 하고.

 

자리에 딱 앉아있으니까 기분이 묘하긴 했다.. 어쩌다보니 이렇게 서클참가까지 진짜 하게 되었구나. 뜻깊었다.

 

 

대학생들이 그냥 취미삼아 만드는 회지다보니 지명도도 없고, 주로 인맥들이 사가주는 정도였지만 어느정도 팔리긴 했다.

중간에 멜론북스 직원이 와서 위탁하라고 명함 주고 가던데 회장이 그냥 다음 행사때 또 들고 나오는게 편하대서 돌려보냈다.

 

 

그렇게 시간을 죽이다보니 오후 2시 반, 멀리서 온 사람들은 벌써 자리를 치우기 시작하고 일반 참가자들도 거의 다 돌아갔다.

 

 

3시가 되니 장내방송으로 "어떻게든 이번 홍루몽도 무사히 끝났습니다! 모두들 수고 많으셨습니다!!"라는 말이 쩌렁쩌렁 울리고 사람들 다 환호하면서 박수치더라, 이때 동뽕이 최고조에 달했다.

 

그 뒤로 재고들 정리하고 뒷풀이는 부원 한명이 수술때매 술을 못 먹어서 다음주 예회 때 하기로 하고 집에 왔다.

 

 

 

오전에 돌아다니며 사온 동인지들.

야치사키, 조우노세, 나즈린, 마리사, 성지순례책 등등 좋아하는 분야 좋아하는 작가님들 작품으로만 알차게 잘 산 것 같다

 

 

첫 서클 참가라 긴장도 많이 되고 설레기도 했고, 다 끝나고 나니까 뿌듯하기도 하다

앞으로도 동덕질 열심히 해야지

 

 

 

gall.dcinside.com/touhou/7695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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