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아는 동방에서 달의 도시에 유폐되어 있는 여신으로, 달토끼들의 지배자이며 봉래의 약을 먹은 죄인으로 나온다.

달토끼들은 상아의 벌을 대신 받아 노예와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맹월초에 묘사된다.

 

감주전에선 순호와 같은 남편(예羿, 또는 후예后羿. 동일시되기도 한다)을 둔 캐릭터인 것이 밝혀졌다.

순호는 상아에게 크나큰 분노를 느끼고 있으며 상아를「불구대천의 적」이라 표하고 있다.

 

(신화 & 역사상으로 추측건대)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현처 순호(玄妻 純狐)는 원래 기(夔)라는 사람의 아내였는데, 슬하에 백봉(伯封)이라는 아들이 있었다.

그런데 하나라의 왕 후예가 용모가 아름다웠던 순호를 탐하여 기를 죽인 뒤 아내로 삼고, 전 남편의 아들이었던 백봉까지 죽여버린다.

이로 인해 예에게 크나큰 원한을 품고 있던 순호는 본래 항아의 부인인 사앙에게도 원한을 품고 감주전에서 깽판을 부린것.

 

지옥의 여신 헤카티아 또한 상아를 적으로 여기고 있는데

이는 상아의 남편인 예가 태양을 쏘아 떨어트리는 바람에 햇빛이 사라졌고, 빛이 없으니 그에 반하는 지옥의 어둠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중국 신화상의 항아(姮娥)는 달의 여신이다.

상아(嫦娥)나 상의(常羲)라고도 부르는데, 이유는 피휘 때문. 원래 이름은 항아가 맞다.

 

예(羿)는 하(夏)나라의 전설적인 궁수였는데 항아는 그의 아내였다. 둘 다 천신(天神)으로 군림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예가 하늘의 태양을 쏘아 떨어트려 죽이고, 그 죄 죄로 지상으로 쫓겨나고 만다.

그렇게 인간으로 살아가던 어느날, 예가 곤륜산의 서왕모에게서 불사의 약을 받아왔다.

 

서왕모가 말하기를 이 약은 둘이 반씩 나누어 마시면 불로장생하고 혼자 모두 마시면 다시 신선이 되어 승천할 수 있다고 하였다.

예가 불사의 약을 얻어오자 둘은 함께 인간의 몸으로 지상에 남아 불로불사의 세월을 보낼지

아니면 누군가 혼자 불사의 약을 마시고 다시 선인이 되는 것이 나을까 고민하다가 용한 점쟁이에게 점을 쳐달라고 하였다.

 

점쟁이는 혼자 마셔서 한 명만 선인이 되는 것이 좋을 것이라 답했고

평소 자신의 죄로 함께 땅으로 내려오게 된 아내를 불쌍히 여긴 예는 상아에게 불사의 약을 마시게 하고 본인은 지상에 남는다.

 

하지만 그 점괘는 틀린 점괘였고, 이 뒤로는 두 가지 판본이 존재하는데

 

 

 

오래된 판본(漢代)에 따르면 -

옥황상제는 남편을 두고 혼자 신선이 된 항아를 괘씸하게 여겨 달에 있는 월궁(月宮)으로 유배보내고 항아는 울다가 흉측한 두꺼비가 되었다고 한다.

 

동양에서 달에 사는 동물로 흔히 두꺼비와 달토끼(蟾兔)를 드는 것이 이 설화 때문이다.

 

항아가 사는 월궁을 두꺼비 섬 자를 사용해 섬궁(蟾宮)이라고도 하는데,

두꺼비가 된 항아가 달을 뜯어먹으면 달이 줄어들어서 그믐달로 변했다가 다시 새로 돋아나서 보름달이 되었다가를 반복한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월궁은 중국 도교 신화에서 곧잘 유배지로 나오는데, 어느 판본에 따르면 항아보다 먼저 달에 와 형벌을 받고 있던 인물로 오강(吳剛)이라는 자가 나온다.

 

이 사람은 달에 있는 계수나무를 베어오라는 형벌을 받았는데, 그 계수나무는 베어도 베어도 다시 자라나는 나무였던지라

영원히, 끊임없이 도끼질을 해야만 했다는 전설이 따른다.

 

떡메질하는 달토끼와 계수나무를 떠올리게 하는 전설

 

 

 

 

 

 

그 후의 판본에(唐代 이후) 따르면 -

항아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몸이 가벼워지고 하늘을 날더니 달나라까지 날아가 선인이 되어 광한전(廣寒殿)이라는 궁궐에 살게 되었다고 한다.

 

이는 항아에 대한 사람들의 감정이 질책에서 동정으로 변한 과정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는데,

위진 남북조에서 당나라에 이르는 시기에 사람들이 항아에 대한 동정심을 더욱 발전시키면서 두꺼비로 변했다는 등의 전설은 점점 잊혀졌다.

 

 

 

그 후로 항아는 달에 사는 아름다운 여신, 또는 정령을 뜻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항아가 동아시아 삼국에서 어떻게 그려졌는지를 알아보자

 

 

 

 

중국에서는 도교의 영향으로 항아를 달나라에 사는 월신(月神) 태음성군(太陰星君)으로 신앙하고 있다.

중화권에서는 달을 대표하는 신이기 때문에 지금도 많은 제사가 올려지고 있으며, 관련 관습들도 다양하게 남아있다.

 

예컨대 하이난 섬 등 광둥 지방에서는 중추절 밤에 소녀들이 물을 채운 그릇에 바늘을 넣고 항아에게 자신의 운명을 점치는 관습이 있다.

바늘이 완전히 잠기어 가라앉고, 조금도 떠오르지 않으면 흉한 운명이라는 전승이 있다고 한다.

 

 

 

중국의 달 탐사 계획 이름인 창어 계획(嫦娥工程) 또한 상아에서 따온 이름이다.

Chang'e는 상아의 중국어 병음, 짤방 오른쪽 하단을 잘 보면 嫦娥라 써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계획에서 무인 로봇 탐사차의 로봇은 옥토(玉兎 달토끼), 통신 중계 위성은 작교(鹊桥)라 짓는 등 중국의 달 관련 설화를 충분히 반영한 모습이다

 

 

 

일본에서 항아에 관한 이야기는 의외로 동갤러들에게도 친숙한 설화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바로 카구야히메(かぐや姫) 이야기

 

카구야히메 이야기의 원전 타케토리 모노가타리(竹取物語)에서

카구야히메는 달에서 유배를 와 지구에서 살아가다 천황(또는 남편)에게 불사의 약을 남기고 달로 돌아가지만

상아는 달에서 유배를 와 지상에서 살아가다 불사의 약을 훔쳐 선인(또는 두꺼비)가 되어 달로 돌아간다.

 

해당 설화의 유사성으로 어느정도 영향을 받은건 아닐까? 하는 설이 있다고

 

 

 

또 일본에서도 달에 불사의 약을 지닌 개구리 여신(= 항아)이 있다는 신앙은 조몬시대부터 있었다 여겨지며

개구리를 모티브로 하였으나 유방과 사람 얼굴이 그려진, 반인반와문 유공악토기(半人半蛙文有孔鍔付土器)가 혼슈 전역에서 폭넓게 출토된다.

출토 수가 많지 않으므로 일상용구가 아닌 제구(祭具) 등으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측되는데

 

일본에서 고대의 제사때 쓰인 술은 불사의 약, 생명수와 동일시되기도 하였다.

타라마섬(多良間島)의 민간 신앙으로, 커다란 대접에 술을 돌려 마시며 '이 황금 잔에 담긴 술을 마시면 영생을 얻는다'라는 민요를 부르는 것이 방증 중 하나.

 

 

 

 

그 이후로도 상아라는 단어는 달의 여신, 또는 천녀를 뜻하는 단어로 일본에서 계속 쓰이게 된다.

좋은 예로, 1883년 미국에서 출판된『Swinton's Fifth Reader and Speaker』이라는 책에서

일본의 스루가노쿠니(駿河国, 지금의 시즈오카현)를 배경으로 날개옷을 지닌 선녀를 등장인물로 세웠는데

 

원서에서는 'Moon-Maiden'이라는 영어 단어로 표현한 것을

1889년 일본어로 번역되어 출판된 판본에서는 'Moon-Maiden'을 전부 '상아 嫦娥'라 번역해놓았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한국에서의 항아를 알아보자

국보 37호로 지정된 신라시대 석탑, 경주 황복사지 삼층석탑의 금동사리함 명문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隆基大王 壽共山河同久 位與軋川等大 千子具足 七寶呈祥

王后, 體類註 月精 命同劫數, 內外親屬

 

 

이를 해석하면

 

지금의 성덕대왕은 수명이 강산과 같이 오래고 지위는 알천과 같이 크며

천명의 자손이 구족하고 칠보의 상서로움이 나타나기를 빕니다.

왕후는 몸이 달의 정령과 같고 수명이 겁수와 같기를 비옵니다.

 

 

여기서 달의 정령은 항아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되며, 신라시대부터 한반도에서 항아는 달에 사는 신령스런 존재로 인식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월정이라고 표현되는거 보면 삼월정이랑 엮을 요소도 충분히 있는데 아직 여기까진 2차창작 연구가 안 된듯?

 

 

 

 

항아가 달에서 살고 있는 궁전은 광한전(廣寒殿)이라고 하는데

수능 국어 단골 문제인 정철의 사미인곡에서도 광한전에 대한 대목을 찾을 수 있다.

 

 

 

 

 

원문 : 엇그제 님을 뫼셔 廣寒殿의 올낫더니, 그더ᄃᆡ 엇디ᄒᆞ야 下界예 ᄂᆞ려오니,

현대어 : 엊그제 님을 모시고 광한전에 올랐더니 그 동안에 어찌하여 인간세상에 내려왔느냐

 

언제나 어디서나 임금만 생각하던 후빨러 정철이 신화 속의 여신 항아를 들며 임금을 그리는 대목이다.

 

 

 

광한전과 관련한 또 좋은 예로.. 남원의 유명한 정자이자 춘향전의 배경 남원 광한루(廣寒樓) 또한 광한전에서 따온 이름

본래 광통루(廣通樓)라 부르던 것을 1444년 하동부원군 정인지가 달 속의 궁궐과 같이 빼어난 경치라 하여 광한루라 개칭했다고 한다.

이때문에 광한루에서 누각으로 오르는 계단은 월랑(月廊)이라 이름붙여졌다.

 

 

 

 

마지막으로, 항아는 조선 궁궐에서 왕과 왕비를 보좌하는 어린 궁녀를 뜻하는 말이기도 했다.

해당 사진은 민속문화재 항아 당의(姮娥唐衣)로, 순조의 딸 덕온공주가 혼인할 때 가례에서 나인이 입었던 옷으로 지금까지 전해오는 중요한 복식이다.

 

 

 

여하튼 항아는 한국에서도 이런저런 곳에서 옛날 이야기로 잘 알려졌던 여신이다.

그냥 문화재청 홈피에서 놀다가 항아 당의 보고 감주전 뽕차서 써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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