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심경(般若心經)은 불교의 중심이 되는 경전으로, 불교 경전의 정수에 해당한다.

반야심경은 불교의 주된 사상인 공 사상(空 思想), 즉 인간을 포함한 일체만물에 고정불변하는 실체가 없다는 불교의 근본교리를 함축하여 담고 있다.

짧으면서도 깊은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불교 의식에서 매우 자주 독송하고, 우리나라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경전.

 

일본도 불교에 많은 영향을 받아 불교가 토착종교화된 만큼, 일본의 민속을 소재로 한 동방에도 반야심경과 관련된 설정들이 많이 있다.

 

 

 

먼저 가장 유명한 예로, 쿄코의 신령묘 독송이 있다.

 

신령묘 2스테이지 쿄코는 등장하며「제-무-토-도-슈 ぜーむーとーどーしゅ 갸-테-갸-테 ぎゃーてーぎゃーてー라는 대사를 하는데

이 대사는 반야심경의 구절인 시무상주 시무등등주(是無上呪 是無等等呪) 아제아제 바라아제(羯諦羯諦 波羅羯諦)에서 따온 것이다.

 

시무상주 시무등등주란

위없는 주문이며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주문이라는 뜻으로, 반야심경이 그 무엇보다도 가장 높고 좋은 경문이라는 뜻이다. 

 

'아제아제 바라아제'에 뒤따르는 구절인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가떼 가떼 바라가떼 바라상가떼 보디 스바하(gate gate pāragate pārasaṃgate bodhi svāhā)라는 산스크리트어 경문을 그대로 옮긴 것으로,

한역한 것을 그대로 읽고 한국어로 번역하지 않는다.

 

굳이 번역한다면 '가자 가자 피안으로. 피안으로 아주 가자, 영원한 깨달음으로'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반야심경에서 언급하는 피안(彼岸)이란 불교의 사후세계 중 하나로, 인간이 진리를 깨닫고 도달할 수 있는 이상적 경지를 뜻하는 단어이다.

저 멀리 서쪽 극락정토에 있다고 여겨지며, 저승과 이승을 가르는 강인 삼도천을 건너야 도달할 수 있다고 한다.

즉, 아제아제 바라아제~ 는 반야심경을 열심히 외우면 깨달음의 세계인 피안으로 갈 수 있다는 뜻.

 

동방에서도 피안은 요괴나 인간들이 죽어 영혼이 되어 가는 세계로 그려지며, 시키에이키 야마자나두가 활동하는 곳이기도 하다.

 

 

불교에서 중요시하는 꽃 중 석산이라는 꽃이 있다. 일본에서는 석산을 피안화라 부른다.

석산은 저승 가는 길에 피어있다고 여겨지며, 두고 가는 사람들을 향한 그리움이 사무쳐 피어나는 꽃이라고 한다.

 

석산은 금강경에 나오는 만주사화(曼珠沙華)로 여겨지기도 한다.

만주사화는 천상에 피는 빨간 꽃으로, 모든 것을 악업으로부터 해방되게 한다고 전해진다.

 

 

 

 

동방에서 피안과 관련된 설정들은 다음과 같다.

 

 

시키에이키 야마자나두와 오노즈카 코마치 활동 장소. 시비곡직청도 여기 있다.

 

・화영총 루나틱모드 이름이 피안화

 

・코마치의 테마곡 피안귀항 ~ Riverside View

일본의 명절 중 피안이라는 명절이 있는데, 돌아가신 조상님들의 영혼이 돌아온다는 날로, 이 날 제사를 지낸다. 피안에 영혼들이 오간다는 뜻을 담은 노래

코마치의 스펠카드 사신「피안 르투르」르투르(retour)는 프랑스어로, 피안귀항과 같은 뜻이다.

 

 

귀형수에서 주인공들은 지옥으로 가기 위해 피안으로 향한다.

3면 필드의 배경은 피안으로, 도중 배경에 피안화가 잔뜩 피어있다.

3면의 이름은 오니와타리의 관문 / Lonely Amaryllis 인데, 아마릴리스는 수선화과, 일본어로 '피안화과'에 속해있는 식물이다.

3면 필드곡 이름 또한 불후의 만주사화(不朽の曼珠沙華)로, 만주사화는 피안화의 다른 이름이다.

 

 

・사이교우지 유유코의 췌몽상 스토리모드 2번 스펠카드 부의 이「백옥루에 드리운 피안」

췌몽상 스토리모드 5번 스펠카드 「보랏빛 피안은 늦게 빛난다」

드리운 피안을 의미하는 시다레히간(垂れ彼岸)은 길게 드리워진 벚꽃을 의미한다. 수양버들을 생각하면 될듯

 

 

・콘파쿠 요우무의 탄막 아마노쟈쿠 스펠카드 피안검「지옥극락 마구베기」

 

무연총에는 피안화가 잔뜩 피어있다고 묘사된다.

 

 

 

렌다이노 야행 수록곡 과거의 꽃 ~ Fairy of Flower 스토리

피안화는 기분나빠. 난, 그 꽃이 싫어. 어릴때부터 그랬어. 렌다이노에서 피안화가 가장 많이 피어있는 묘지는 입구야.

왠지 돌연 이렇게 말해버렸다. 렌코는, 메리가 그리 말한다면 그렇겠지, 라며 믿어 의심치 않았다. 마음대로 목적지에 목표가 붙여졌다.」

 

메리랑 렌코는 피안화를 싫어한단다.

 

동방자향화 어레인지 CD 수록곡 피안가도(彼岸街道, 천공의 꽃의 도시 어레인지)

 

 

 

 

 

 

한편, 반야심경의 반야(般若)는 지혜를 뜻하는 불교용어이다.

이 반야를 일본어로 한냐라 읽는데, 일본 가면극에서 한냐 가면 「질투나 원망에 가득 차 무섭게 변한 여자의 얼굴」을 의미한다.

본디 단어인 지혜를 뜻하는 반야와 가면의 연관성은 적으며, 한냐보(般若坊)라는 이름의 스님이 한냐 가면을 처음 만들어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알려져있다.

 

동방에서 한냐 가면은 코코로가 분노할 때 쓰는 감정의 가면으로 등장한다.

 

 

 

 

 

 

 

동방문화첩 유카리의 스펠, 경부「색과 공의 경계」또한 반야심경에서 따왔다.

반야심경에서의 원 구절은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으로, 물질이 곧 비었고 빈 것이 곧 물질이라는 불교의 핵심 사상을 나타낸다.

 

'있는 것이 없는 것이고 없는 것이 있는 것이며 찬 것이 빈 것이고 빈 것이 찬 것이다'

'형상을 통해 본질을 보고, 본질을 통해 형상을 보라'

등등 다양한 해석이 있다.

 

간단히 말해서 색으로 표현되는 물리적 존재는, 실체가 없는 상태인 공과 같다는 뜻

 

 

레이우지 우츠호(霊烏路空)의 이름인 우츠호(空) 또한 반야심경의 핵심 구절에서 따왔다.

 

불교에서는 이 세상의 모든 물질과 정신을 오온(색, 수, 상, 행, 식)이라 여긴다.

공(空)은, 이 오온이 인간이 설정하는 조건에 의해 생겨나며 때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라는 사상을 뜻한다.

이 공이라는 것을 깨닫기 위해서는 수행으로 지혜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 반야심경의 포인트 중 하나다.

 

구문구수에서 카나코가 말하길

공에 다가가기 위해선 무언가를 바라보는 마음을 버려야만 한다고 말하며, 사토리는 여기서 오쿠의 이름을 따왔으리라 했다.

 

 

 

 

반야심경에는 원리전도몽상 구경열반(遠離顚倒夢想 究竟涅槃)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전도는 바르게 보지 않고 뒤집어 보는 것이고 몽상은 꿈이나 헛것을 현실이나 진실로 착각하는 것이다. 

즉, 저 구절은 전도몽상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부처님의 세계인 열반에 이를 수 있다는 뜻이다. 

 

전도몽상 또한 레이무의 스펠카드 몽상봉인 시리즈와 몽상을 봉인하거나 벗어난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할까?

 

 

 

----

반야심경 외우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조사해 쓴 글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