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해서 이것저것 검색해보다가 天狗(텐구)가 본디 별똥별을 일컫는 단어라는 걸 알고

우리나라에서도 쓰이는 말이었을지 궁금해서 찾아보았다.

원래 텐구라는 말은 중국에서 불길한 일을 알리는 유성을 의미하는 단어였다고 한다.
대기권에 돌입한 뒤 지표 근처까지 낙하한 유성은 이따금 공중에서 폭발해 엄청나게 큰 소리를 내곤 하는데, 

이 천체현상을 포효를 내지르며 하늘을 가로지르는 개의 모습에 빗대어 하늘의 개, 즉 천구(天狗、텐구)라 한 것


천구는 하늘에서 지상에 재액을 가져다주는 흉성으로 모두가 두려워했으며

그것이 일본에서 전하여 요괴의 모습으로 바뀐 것이라고

 



삼국시대 중요 사료인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天狗에 대한 기록


삼국사기 신라본기 성덕왕(聖德王) 9년

九年, 春正月, 天狗隕三郎寺北
9년(710년) 봄 정월에 천구 별이 삼랑사(三郞寺) 북쪽에 떨어졌다.

 


삼국유사 제2권 제2기이(紀異) 혜공왕(惠恭王)

 

又天狗墜扵東樓南. 頭如瓮尾三尺許色如烮火, 天地亦振. 
천구성이 동루(東樓)의 남쪽에 떨어졌다. 머리는 항아리 같았고 꼬리는 3자 가량이었으며 색은 뜨겁게 타는 불과 같았는데 천지가 또한 진동하였다.

경주 삼랑사와 경남 진주에 별똥별이 떨어졌음이 적혀있으며, 그를 천구(天狗)성이라 판별했다.

 




고려시대 중요 사료인 고려사의 天狗에 대한 기록

고려사 제47권 인종(仁宗)

天狗自東北發, 回翔都城內外, 所過, 人皆鼓譟. 無幾, 向西南墜地, 聲如雷.
천구가 동북쪽에서 나와 도성의 안팎을 선회하였는데

지나는 곳마다 사람들이 모두 소리 지르며 떠들썩하였다. 얼마 후에 서남쪽으로 향하다가 땅에 떨어졌는데, 소리가 우레 같았다.

천구성이 수도 개경을 선회했음을 알 수 있다. 천구는 매우 큰 소리를 내는 유성이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 중요 사료인 조선왕조실록의 天狗에 관한 기록

정종실록 2권, 정종 1년 8월 6일 계묘 1번째기사 

慶尙道海水, 自蔚州至東萊長三十里、廣二十里, 赤如血, 水族盡死, 凡四日。 人云天狗星落海中所致, 命設道場于通度寺以禳之。
경상도 바닷물이 울주에서 동래까지 길이 30리, 너비 20리로 피같이 붉었는데, 무릇 나흘 동안이나 그러하였다. 수족(水族)이 모두 죽었다.


사람들이 말하기를,
"천구성이 바다 가운데에 떨어진 까닭이다." 하였다. 명하여 도량을 통도사에 베풀어 기양(祈禳)하였다.

울산과 부산 앞바다가 피같이 붉어져 물고기 등 수산 자원이 모두 죽은 사건에 대해 사람들이 천구성이 바다 가운데에 떨어졌기 때문이라 해석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로 미루어보아 천구성(天狗星)은 불길한 별로 여겨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원문 및 국역본 출처 : 국사편찬위원회(http://www.history.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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