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노시 풍경

주말을 맞이해 자전거로 다녀온, 오사카 교외의 성지 이와후네 신사

 

키사이치역 모습

전철을 타고온다면 케이한 카타노선 키사이치역(私市駅)에서 내려야 하며

자전거를 타고 왔다하더라도 이곳부터는 걸어가는 것을 추천한다. 

 

키사이치는 오사카 굴지의 난독지명 중 하나인데

스이코 천황대에 이 주변은 키사베노우치(私部内)라 불리는 천황가의 소유지였으며, 그 발음이 변하여 키사이치가 되었다고 한다.

 

통행금지 안내판

키사이치에서 이와후네 신사까지 이르는 길은 이와후네 가도라 불리는 국도인데

말도 안되게 길폭이 좁고 교통량이 많아 자전거나 이륜차를 타고 가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평소에도 비가 많이 내리면 교통 통제되는 도로

 

국도 168호, 통칭 이와후네 가도

키사이치역에서 도보가 거의 없는 길을 40분가량 걸어가면 신사 초입에 도착한다.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평일에는 다니지 않고 주말에만 2회 운영한다(田原線18).

 

신사 초입 모습

주변에는 공원이 조성되어있지만 을씨년스러웠다.

 

이와후네 신사 토리이

이와후네 신사는 니기하야노미코토(饒速日命)를 모시는 신사이다.

 

니기하야노미코토는 아마테라스의 자손으로

아마테라스의 칙령을 받아 타카미가하라(高天原 : 일본 신화에서, 신들의 나라)에서 일본에 강림했다고 한다.

33명의 종자들과 함께 강림한 니기하야노미코토는 일본을 개척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소박한 경내 모습

 

선대구사본기(先代旧事本紀)에 따르면 이곳은 니기하야노미코토가 아마테라스의 칙령으로 강림한 기념비적인 땅이며

예로부터 「카와치국 카와카미 이카루가다케 河内国河上哮ヶ峯」라 불린 곳이다.

 

어신체(御神体, 신령이 깃들었다고 여겨지는 신앙의 대상물)는 니기하야노미코토가 타고 왔다는 「아마노이와후네 天磐船」라는 거대한 암반이다. (아메노이와후네라 읽기도 한다. 뜻의 차이는 없다.)

아마노이와후네는 높이 12m, 폭 12m로 방주 형태를 띄고 있으며, 한국어로 직역하면 '하늘의 바위 배'다.

 

니기하야노미코토 사당

이와후네 신사의 제사는 창건 이래 니기하야노미코토의 자손이라 자칭한 모노노베씨(物部氏)가 주관해왔다.

그 중에도 카타노 지방에 거주한 카타노 모노노베씨(肩野物部氏)라는 모노노베의 일족이 깊은 관계를 맺고 있었으리라 추측된다.

카타노 모노노베씨는 이 일대를 개발하며 지배했으며, 그 경제력은 야마토 진출의 기반이 되었다.

 

이와후네 신사의 부동명왕 부조, 신불습합의 흔적이다.

모노노베 씨족이 멸망한 중세 이후에는 산악신앙의 영향을 받아, 경내엔 현재도 보살상이나 부동명왕상이 서있다.

여기서 우리는 일본의 고유 종교인 신토와 외래 종교인 불교가 합쳐진, 신불습합(神仏習合)을 엿볼 수 있다.

 

부동명왕 부조에는 이끼가 끼어있어 신비감을 자아낸다.

 

아마노이와후네 옆모습

상고시대부터 거석신앙이 발달한 일본에서 아마노이와후네는 고대인들에게 하늘에서 신이 강림할 때 타고 온 탈것이라고 숭배되었으며 거석이 있는 소재지 또한 성지라고 성역화될 개연성이 충분했다.

 

이와후네 신사는 수많은 호족들의 신앙을 끌어모았고, 그 중 하나가 모노노베씨였던 것이다.

 

에마전 모습

이와후네 신사는 오사카부의 북동부, 카타노시에 있으며 나라현 이코마시에 인접해있다.

이코마는 야마토(大和, 지금의 나라현)와 카와치(河内, 지금의 오사카)를 잇는 중간기착지로

바다를 건너 오사카만에 도착한 사람들이나 대륙의 선진문화는 이와후네 가도를 지나 야마토에 유입되었다.

 

고대 유력 호족이 이 주변을 기점으로 삼아 성장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일 것이다.

 

배전과 아마노이와후네

이와후네 신사에는 신을 모시는 본전이 따로 없고

신령이 깃들어있는 아마노이와후네 바로 앞에 배전을 세워 바위를 신앙 대상으로 삼는다.

 

 

전체 모습을 볼 수 없어 아쉬웠지만, 거대한 돌로부터 충분한 파워가 전해져왔다.

 

천부「아마노이와후네여 하늘로 올라라」

모노노베노 후토의 신령묘 1번 스펠

천부「아마노이와후네」 / 천부「아마노이와후네여 하늘로 올라라」는 바로 여기서 모티브를 따온 스펠카드이다. 

 

후토는 모노노베씨를 상징하는 인물이니, 후토가 타고 있는 배는 아마노이와후네를 형상화시킨 것이다.

 

일본서기 아마노이와후네 부분 비석

본전 뒤에는 일본서기에서 아마노이와후네가 언급된 부분이 적혀있는 비석도 있다.


饒速日命天磐船に乗りて、太虚を翔行きて、是の郷を睨りて降りたまふに及至りて、故因りて目けて、虚空見っ日本の国と曰ふ。
니기히야히노미코토가 아마노이와후네에 올라타, 창공을 가르며 날아와, 이 땅을 바라보고 강림하시니, 고로 이 땅을 일컫어, 「하늘에서 바라본 햇빛 땅」이라 하였다.


여기에 얽힌 일화가 하나 있다.

 

일본(日本)이라는 국명은 니기하야노미코토가 창공에서 이와후네 신사 일대의 국토를 바라보며 

「하늘에서 바라본 햇빛 땅 / 虚空見つ日本 / ソラミツヤマト」라 부른 것에서 유래했다는데,

이게 사실이라면 '일본'이라는 단어는 니기하야노미코토가 만들어낸 개념이라는 것이다.

 

암굴 순례 입구

신사 안쪽에는 이와후네 신사의 거석신앙・산악신앙을 보여주려는 듯이 암굴 순례를 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되어있다.

 

통로 초입

예로부터 슈겐도의 수행장소로 사용되어있으며, 지금도 칸사이 지역의 파워 스폿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고 한다.

무단으로 들어가는 것은 금지되어있으며, 참배료 500엔을 내야만 들어갈 수 있다.

내가 도착했을 때에는 아쉽게도 참배 가능 시간을 지나있었다.

 

암굴 순례 소개 동영상

 

 

오사카에 왔다면 가볼만한, 신령묘의 중요 성지

 

 

 

주소

大阪府交野市私市9丁目19−1

오사카부 카타노시 키사이치 9쵸메 19-1

 

가는 방법

카타노선 키사이치역 하차, 도보 40분

 

 

2018.01.18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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