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1일, 도쿄외국어대학 공식 트위터를 통해 r-906 강연회를 진행한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청강 가능 인원은 선착순 200명.

좋아하는 P다보니 일정 확인도 안 하고 무작정 예약. 운좋게도 200명 안에 들어 청강할 수 있었다.

 

 

강연회 당일, 일정을 마치고 일찌감치 동경외대로.

교문에 미쿠가 마중나와 있었다.

 

강연이 진행된 멀티미디어 홀
도쿄외대는 캠퍼스가 엄청 이뻤다
r-906이 트위터에 올린 내부 사진. 대기시간 동안 꽉 들어찬 대학 강의실에 울려퍼지는 신곡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강연장 내부는 야마하와 크립톤의 저작권 관련 문제로 촬영이 엄금되어있어 아쉬웠다.

워낙 인기 보카로P다보니 강의장 내는 대만원, 대학 강의가 전부 이 강의처럼 재밌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ㅋㅋ

 

교수님들도 열댓명이 참가하셔서 앞쪽의 상석에 앉아계셨다. 역시 학계의 주목을 받고있는걸까.

60대쯤 되어보이는 노교수와 r-906가 서로 대담을 나누는 등, 당연히 학술적인 내용이 주를 이루었지만, 주제가 보카로다보니 제대로 몰입할 수 있었다.

 

 

이하는 수첩에 적은 메모를 기반으로 기억을 되살려 복원한 강연회 내용이다.

질의응답 이전까지는 프레젠테이션을 위한 배포자료가 있어 복원하기에 용이했지만, 질의응답 파트부터는 완전히 메모에 기초하기 때문에 문장에 두서가 없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 구어적 일본어 표현은 가능한 원의를 살려 번역했다.

 

그래도 핵심적인 부분은 전부 메모했다고 생각하니, 관심이 있으시다면 일독해주십사...

 


 

 

<보컬로이드와 다문화 공생 : 보카로P・r-906의 경험> 강연회 

기획자 : 타지마 아츠시 田島充士 (도쿄외국어대학)

주최 : 도쿄외국어대학 종합문화연구소

협력 : 크립톤 퓨처 미디어 주식회사

 

0. 들어가며 

・글로벌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현대사회에, 사람들의 다양한 가치관이 존중받는 「다문화 공생」의 실현은 중요한 과제.

・다문화공생에 관한 심리학계에, 사람들의 다양한 해석을 끌어내는 실천으로써, 아트 활동이 높이 평가받고 있음. 특히 많은 사람들이 참가하는 인터넷 컬처의 영향력은 극히 다대하다.

・일본에서 태어난 「보컬로이드」를 활용한 아트 활동은 일련의 인터넷 컬처의 중심이 되었으며, 다문화 공생을 꾀한 실천 사례로서 주목받고 있다.

 

본 강연의 목표

・본 강연에서는 저명한 보카로P 「r-906」씨를 초빙하여, 아티스트 활동이나 작품에 대해 소개받고, 다문화 공생에 관한 사상을 여쭙고자 한다.

・그 뒤, 다문화 공생론 연구로 저명한 야마모토 토시야 山本登志哉 교수(발달지원연구소 소장)로부터 보충 의견을 받는다.

・현대 사회를 지속 가능한 사회로 만드는 아트의 가능성에 대하여, 참가자 분들이 사색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자기소개

・타지마 아츠시 田島充士

・도쿄외국어대학에서 교육심리학을 담당하는 준교수

언어의 「이해」에 관한 문제를 연구하여, 이문화(異文化)[각주:1] 를 배경으로 삼는 타자와의 대화를 촉진하는 교육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접하는, 인터넷을 통한 아트 활동의 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1. 다문화 공생에 대하여

 

 「문화」란 무엇인가

・본 강연에서는 「특정 언어의 의미나 생각(개념)에 대하여,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유연하게 사용 가능한 집단의 행동」이라 정의.

・지역과 국적을 막론하고 문화집단은 세상에 두루 편재한다.

 

「문화」에는 저마다의 「정답」이 있다.

・ 「지구는 자전한다」라는 보편적인 개념에서, 「친구 사이에 돈을 빌리지 않는다[각주:2]」는 생활적인 개념, 또는 「기독교」나 「이슬람교」와 같은 종교적 개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각」을 상식으로 공유하는 집단의 행위가 문화이다.

・각각의 문화에는, 각각의 개념에 대한 정당한 해석에 해당하는 「정답」이 존재한다.

 

이질적인 해석과의 접촉

・문화집단의 상식을 공유하지 않고, 이질적인 해석을 갖는 「타자」와의 이문화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답답함」을 느끼게 되곤 한다.

★ 학교 문화와 일상 문화의 대립

"너는 지구가 움직인다고 하지. 전철에 타고 있을 때, 나는 움직임을 느끼지만, 지면 위에서는 그렇게 느끼지 않아."

학교에서 교육을 통해 상식으로 배운 정보와, 실생활에서 직접 경험하는 정보 사이에 차이가 생기는 케이스는 이 밖에도 많다.

 

타자의 이질적인 해석을 거부하는 「정답주의」

・이질적인 해석에 대하여, 자신의 집단이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일방적인 「정답」에의 종속을 요구하거나, 그 외의 해석을 배제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하 종속과 배제의 예.

 

★ 교조적 대응 (종속)

"당신의 생각은 틀렸다. 틀린 이유를 설명하여, 올바른 지식을 알려주겠다."

 

★ 폐쇄적 대응 (배제)

"그렇게 이야기한들 지구는 움직이고 있다. 교과서에도 그렇게 쓰여있다."

"저런 생각을 하는 사람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든 소용이 없다."

 

이러한 폭력적인 「정답주의」 로는, 다양한 정답이 병립하는 다문화 상황에서 상호간의 분쟁을 일으키기 쉽다.

배포자료 10p. 정답주의 도해화

 

 

다문화 공생을 실현하는 「대화」

・한편, 시점의 차이를 인정하고, 각자의 해석에 귀를 기울이며 타당한 해답을 모색하는 「대화」도 존재한다.

 

★ 대화적 대응 (존중)

"당신의 생각도 흥미롭네. 더 들어보고 싶어. 내가 지닌 생각과의 차이를 함께 생각해보자."

 

・다양한 문화집단 = 정답이 병립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대화의 자세를 시민들이 갖추는 것이 다문화 공생을 지속적으로 실현하는 방안으로 제시 가능하다.

 

배포자료 12p. 대화 도해화

 

 

2. 보컬로이드에 주목하는 이유

 

「아트」가 개척하는 대화의 가능성

・심리학계에서 「아트」의 중요성은 근년 크게 주목받고 있음.

 

・작품을 만드는 작가의 「의도」는 존재하나 그것이 반드시 「정답」은 아님.

・감상자 각자가 작품 해석을 행할 여지가 크다.

 

명확한 정답이 제시되지 않는 아트 작품에서는, 감상자들의 해석 차이가 배제되지 않음. 상호의 시점이 존중되며, 다면적으로 작품을 알아갈 「대화」로 이어질 가능성.

 

인터넷 아트 활동의 가능성

・인터넷 영상 사이트나 교류 사이트, SNS 등을 통하여, 일러스트나 음악, 소설과 같은 앝 작품을 발표하고 감상하는 활동은 이미 수십년 전부터 정착되었음.

・매우 많은 인원이 매일 인터넷을 통한 아트 활동에 참가하며, 그 영향력은 지극히 거대하다.[각주:3]

・인터넷 아트의 대표적인 실천 사례가 「보컬로이드」를 통한 음악・회화・문학 작품의 제작 및 감상

 

보컬로이드, 하츠네 미쿠란?

・보컬로이드란, 야마하 주식회사가 개발한 음성 합성 소프트웨어. 보카로라 약칭으로 불리기도 한다.[각주:4]

・2007년 8월, 보컬로이드를 통해 가창하는 보이스뱅크 = 버츄얼 싱어 소프트웨어 하츠네 미쿠(크립톤 퓨처 미디어 주식회사)가 등장.

・고음역에 강점을 지닌 합성 음성에 부여된 특징적인 캐릭터성이, 음악을 스스로 제작하여 인터넷 상에 발표하는 크리에이터들에게 매력으로 작용해 순식간에 인기를 구가했다.

・일반적으로 보카로라 호칭할 때,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이러한 캐릭터들을 지칭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제작사가 발표한 정의 = 정답의 희박함

・하츠네 미쿠는, 패키지에 그려진 그림과 '연령 : 16세, 키 : 158cm, 체중 : 42kg'이라는 간략한 정보를 제외하면 공식의 프로필 = 정답이 제공되지 않았다.

・하츠네 미쿠를 포함한 보카로의 공식 정의를 깊게 다루지 않은 이유는 크립톤사의 이토 히로유키 대표의 사상에서 읽을 수 있다.

・다양한 속성의 타자가 자발적으로 모여, 함께 만들어낸 평등한 커뮤니티의 생산물을 소비하는 「피아프로덕션 Peer Production」을 지향. 피아프로덕션을 기반으로 삼은 인터넷 컬처의 도래를 예측하였다.[각주:5]

 

프로슈머로서의 작가 = 리스너

・소비자(컨슈머)가 생산자(프로듀서)가 되어, 그 반대 방향으로 진행할 수도 있는 상호 네트워크형의 「프로슈머」가 음악계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

・프로슈머의 자유로운 시점 하에서, 보카로의 캐릭터와 목소리를 해석할 수 있도록 하였다 = 타자와 대화를 나누기 쉬운 무대를 마련.

2차・3차창작의 제약을 크게 줄인 저작권 = 피아프로 캐릭터 라이센스(PCL)의 설정.

자유로운 창작을 가능케한 PCL의 설정은 보카로 문화의 발전에 큰 선영향을 끼쳤다.

 

작가의 설정 해석을 알아내기 어려운 보카로곡[각주:6]

 

・음성 데이터의 조각을 조합한 합성 음성인 보카로의 목소리는, 인간의 목소리와 비교하여 감정 표현이 부족하다. 작가가 표현하고자 한 감정적 의도를 알아채기 어렵다. (와타나베・사이타 2015)

・여타 음악들과 비교하여, 작가의 감정 설정(정답)을 느끼지 못하고, 리스너 개개인의 해석에 따르는 경향이 있다. 기술적 제약이, 오히려 리스너 독자의 자유로운 해석을 허용한다.

 

・무생물적인 목소리의 리듬을 우선시하는 보카로곡의 가사는, 인간이 부르는 노래보다 리스너가 공감하기 어려운 가사를 사용하는 경향도 보인다. (나카이・우에무라 2022) 이를 통해 작가의 설정(정답)에서 자유로운 리스너의 해석이 촉발되는 것이 아닐까.

 

보카로를 좋아하는 중학생의 발언[각주:7]

"(인간의 목소리에 비해) 표정을 느끼기 어려운 보카로의 노래는 오히려 받아들이기 쉽다. 기계가 노래하는, 감정에 색깔이 입혀져있는 보카로 악곡은, 듣다보면 상상력을 자극하여 새로운 감정을 불러일으켜 준다. 그래서 좋다."

 

폴리포니로서의 아트적 대화

・작가 본인이 생각한 정의를 모호하게 표현하면, 감상자는 다양한 해석을 갖고 타인과 교류하게 된다. 다문화 공생적인 대화를 촉진하는 작품의 특징 중 하나다.

・단일 선율이 다른 선율을 지배하는 「호모포니 homophony」가 아닌, 다양한 선율이 양립하는 「폴리포니 polyphony」의 세계.

 

・보컬로이드를 사용한 악곡은, 시청자의 이질적인 타자의 시점에 대하여 "당신의 생각은 흥미롭다"고 이야기하는 토양이 마련되어 있다. 아트를 중심으로 대화를 전개하기 쉬운 폴리포니 환경이 이미 제공되고 있었다는 가설.

 

 

3. r-906 대담에 앞서

 

강연자 소개

・r-906. 보카로P. 2018년부터 활동 개시. 드럼 앤 베이스를 사용한 독특한 곡 구성으로 알려짐.

・리스너의 다양한 해석을 허용하는, 애매모호한 가사로도 높은 평가를 얻고 있음.

・몇 번을 다시 들어도 다양한 스토리가 떠오르는, 질리지 않는 추상적인 가사와 억제적인 감정 표현에 주목.

 

・r-906씨의 대화적 자세

사전 인터뷰 내용

"어떠한 시각이 정답이라고 확언할 수 있는 증거를 저는 제공하고 있지 않습니다. 리스너가 어떠한 해석을 해도 괜찮으며, 작가가 어떠한 해석을 갑자기 공식으로 제공하지도 않는, 자유로운 해석을 즐깁니다."

 

・「정답주의」에 의한 리스너 독자의 시점에서 작품 해석의 억제를 피해, 작가나 리스너 간의 대화를 촉진하는, 다문화 공생을 존중하는 보카로 아트를 대표하는 자세를 느꼈다.

 

참고문헌

 

 

이하, 타지마 교수와 r-906의 대담. 타지마 교수가 질문을 던지면 r-906가 대답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중괄호} 안은 r-906의 대답 도중 교수가 이야기한 부분이다.

 

질의응답

 

Q. 보카로P가 된 계기?

고교 시절 경음부(밴드부)에 소속되어 있었다. 오리지널 곡을 만들고 싶었지만, 잘 되지 않았다.

사람과 사람간의 소통이 개입되면 작곡도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체득하였다.

그때문에 스마트폰으로 혼자서 작곡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 뒤로는, 하츠네 미쿠를 사용해 보카로P를 목표로 삼게 되었다.

 

Q. 스마트폰이요?

1st 앨범 『in my hands』는 모든 곡을 핸드폰으로 작곡했다.

in my hands = 전부 내 손 안에서 (만들어진). 라는 뜻이다.

 

Q. 그러고 보니 스마트폰으로 작곡한 선배인 아키레(呆) 씨가 회장에 와 계십니다.

(귀빈석에 있던 아키레에게 r-906가 마이크를 넘겨줌)

아키레 : 저는 2014년, 안드로이드 소프트로 보카로를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아직 스마트폰으로 작곡을 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작곡 자체는 제가 먼저 시작했지만, 다름아닌 r-906의 판옵티콘을 듣고 "이런 곡을 스마트폰으로 만들었다고?" 라고 놀란 기억이 있습니다.

r-906 : 스마트폰으로 이런 노래들을 만들었다니, 대단해! 라는 말을 듣기 싫어서 당시에는 최대한 숨겼었다.

 

Q. 보카로P는 작곡 작사뿐만 아니라 영상 제작, 일러스트 제작 등 다양한 업무를 해내야한다. 일러스트나 영상을 포함한 작업 전반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보통 작사의 실마리는 '말장난(言葉遊び)'에서 착상한다. 가사를 완성하고 나서야 작곡에 착수한다.

일러스트를 의뢰할 경우에는 PDF 5~10장 정도의 사양서를 작성해 일러스트레이터에게 보낸다. 일러스트가 완성되고 나면 영상은 직접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Q. 공동 협업을 하다보면 완성된 그림을 보고 '내 생각이랑은 좀 다른데~'하게 될 때도 있을 듯하다. 그럴 때에는 어떻게 대응하는가?

당연히 있다. 자주 있는 일이다. 하지만 수정 의뢰는 거의 하지 않는다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이렇게 그린 의도를 묻고, 대부분 납득하는 편이다. 

 

{상당히 '대화적'이네요.}

그렇지요. 각자의 의도와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고자 합니다. 작곡가와 일러스트레이터는 작품을 함께 만들어가는 대등한 관계니까요.

 

Q. 작곡의 동기, 악상은 어떻게 얻는가?

초기에는 자연의 풍경을 보고 감동한 것을 표현하곤 했다.

그 뒤로는 '부의 감정負の感情 = 부정적 감정'을 통해 악상을 얻곤 한다.

생각은 했지만, 말로 내뱉은 적은 없는 수많은 감정이 여러분께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예컨대 판옵티콘은 이 노래도 조회수가 10,000을 넘지 못하면 보카로P 활동을 접자는 굉장히 부정적인 마음이 가사에 반영되어 있다. 어찌보면 자기혐오가 담겨있기도 하다.

남을 공격하는 부정적 감정이 아닌, 자기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가사가 되곤 한다.

 

Q. 보카로P 업무에 대해 간략하게 알려주세요.

사무소나 기업으로부터 메일이 오면, 판단하고 납기에 맞춰 제작하는 일이 매일 반복된다.

기본적으로 프리랜서이므로, 생활이 전혀 안정적이지 않다.

친구와의 단톡방에서 나 혼자 밤 11시에 일어나 '좋은 아침~'이라고 라인을 보내는게 일상화되어있다 (웃음)

 

Q. DJ 활동으로도 정력적으로 활동 중이신듯 하다. 해당 업무에 대해서도 알려달라.

최근에는 뜸해졌지만, 보카로P 업무와 기본적으로 비슷하다. 의뢰가 오면 스스로 판단하여 출연할지 말지 결정한다.

DJ는 정말 2~3일 전에야 세트리를 짜고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임하고 있다. 쉽게 말해, 작곡에 비해 '대충 한다'.

초창기에는 어느 부분에서 어떠한 변주를 줄지 전부 외우고 출연했는데, 상당히 무의미하다고 느꼈다. 그때문에 아무것도 외우지 않고, '직감적'으로 무대를 꾸며나가고 있다.

 

Q. r-906씨의 가사에서는 정답주의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경향이 엿보인다. 실제로 의식하고 작사하는가?

'결과적으로' 리스너와의 대화가 된다. 나의 생각을 남에게 강요하고싶지 않다.

나의 노래를 듣는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하게 하고 싶기 때문에, 추상도가 높은 가사를 쓰고 있다.

.

{추상적이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허깨비(幻)같은 가사라는 인상을 실제로 받는다.}

'이게 정답이다!'라는 말을 듣기 싫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추상적인 '시(詩=가사)'는 '구체화'를 피함으로써 완성된다는 자각이 있다.

 

예를 들어, 내가 의도한 특정한 개념이 '까마귀'라고 가정해보자.

가사에 까마귀라는 어휘가 등장하면 리스너는 반드시 까마귀를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보다 포괄적인 '새'라는 어휘가 등장하면, 리스너는 다양한 새를 떠올리게 된다.

이러한 간접적인 연상을 리스너에게 제공하는 것이 나의 철학이다.

 

 

이후, 신곡 '당신밖에 보이지 않는걸' 데이터를 활용한 하츠네 미쿠 조성&작곡 시연회가 10분가량 있었다.

 

 

작품 소개・r-906이 의도한 해석

 

1. 초승달 스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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気付いてない 誰一人
키즈이테나이 다레 히토리
모르고 있어, 그 누구도

朱の空に ただ冷ややかに
슈노 소라니 타다 히야야카니
붉은 하늘에, 그저 싸늘하게

ビルの隙間に 恋する様に
비루노 스키마니 코이스루 요오니
빌딩 사이로, 마치 사랑을 하듯이

見惚れてたいの いなくなってしまう前に
미토레테타이노 이나쿠 낫테시마우 마에니
넋을 잃고 보고 싶어, 사라져버리기 전에


一方的に愛を語らせてよ しららかな三日月
잇포오테키니 아이오 카타라세테요 시라라카나 미카츠키
일방적으로 사랑을 이야기하게 해줘, 희끄무레한 초승달아

さあ僕の手を取って 軽やかにステップを
사아 보쿠노 테오 톳테 카로야카니 스텟푸오
자, 내 손을 잡고서, 가볍게 스텝을 밟자

あと少しだけ
아토 스코시다케
조금만 더

だけどやっぱり君は頬を膨らすのさ
다케도 얏파리 키미와 호오오 후쿠라스노사
하지만 역시 너는 뺨을 부풀렸어

僕の気も知らずに
보쿠노 키모 시라즈니
내 마음도 모른 채로

さあ僕の手を取って 鮮やかにステップを
사아 보쿠노 테오 톳테 아자야카니 스텟푸오
자, 내 손을 잡고서, 산뜻하게 스텝을 밟자

夜が来るまで
요루가 쿠루마데
밤이 올 때까지


見つめても 愛しても
미츠메테모 아이시테모
바라봐도, 사랑해도

その肌は 誰かのモノで
소노 하다와 다레카노 모노데
그 피부는 다른 사람의 것이라

目を疑う カゴの中
메오 우타가우 카고노 나카
눈을 의심해, 바구니 속에서

売られてたんだ 虫唾が走る
우라레테탄다 무시즈가 하시루
팔리고 있었어, 역겹기 짝이 없어

いついつまでも 片想い
이츠이츠마데모 카타오모이
언제까지나 짝사랑일 거란 걸

分かってるのに 何故こんなに悔しいの?
와캇테루노니 나제 콘나니 쿠야시이노?
알고 있는데도, 대체 왜 이렇게 속상한 거야?

一方的に君を奪われた様 そんなはずはないのに
잇포오테키니 키미오 우바와레타 요오 손나 하즈와 나이노니
일방적으로 너를 빼앗긴 것 같아, 그럴 리가 없는데 말이야

いくら呼んだって 答えてはくれないでしょう?
이쿠라 욘닷테 코타에테와 쿠레나이데쇼오?
아무리 불러도 대답해주지 않을 거잖아?

誰の声でも
다레노 코에데모
누구의 목소리에도


つまり同様 僕のモノでもないのさ
츠마리 도오요오 보쿠노 모노데모 나이노사
결국 다시 말하자면, 내 것도 아닌 거야

嗚呼、粗末なアイロニー
아아, 소마츠나 아이로니이
아아, 초라한 아이러니

だから君を思って泣く意味も無いのさ
다카라 키미오 오못테 나쿠 이미모 나이노사
그러니까 너를 떠올리며 울어봤자 아무 의미도 없는 거야

でも嫌なんだ!
데모 이야난다!
하지만 싫은걸!

僕のモノじゃないのに
보쿠노 모노쟈 나이노니
내 것이 아닌데도

僕のモノじゃないけど
보쿠노 모노쟈 나이케도
내 것이 아니지만


一方的に愛を語らせてよ! しららかな三日月
잇포오테키니 아이오 카타라세테요! 시라라카나 미카츠키
일방적으로 사랑을 이야기하게 해줘! 희끄무레한 초승달아

さあ僕の手を取って 軽やかにステップを
사아 보쿠노 테오 톳테 카로야카니 스텟푸오
자, 내 손을 잡고서, 가볍게 스텝을 밟자

あと少しだけ
아토 스코시다케
조금만 더

 

(번역 가사 출처 : 보카로 가사 위키 http://vocaro.wikidot.com/crescent-step)

 

이 곡은 처음부터 더블 미닝, 두 가지 뜻을 염두에 두고 작곡하였다.

본래 생각한 것과 다르게 해석되도록 유도한 좋은 사례다.

 

1. 그저 '달'을 이야기하는 노래 → 본래 의도한 메인 줄거리

2. '인간'이 연상되는 단어를 일부러 섞어 연애를 연상케했다.

 

사실, 이 노래는 그냥 달을 사랑하는 사람이 애달픈 달을 노래하는 이야기다.

 

많은 분이 모르셨겠지만, 달의 토지는 의외로 구입이 가능하다. 고작 3천엔 정도에 필지가 거래되고 있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달의 토지가 거래된다는 기사를 읽고, 나는 '으아~ 싫은데~'라는 감정을 느꼈다.

매일같이 보고있는 달이 누군가에 의해 사고 팔리고 있다니.

하지만 내 것도 아니니, 화 내는 것도 이상하네?

그래도 싫긴 싫은데... 화를 내고 싶은데... 내 것은 아니지만... 어쩌면 좋지? 

 

라는 감정을 듬뿍 담은 가사다. (웃음)

 

 

だけどやっぱり君は頬を膨らすのさ
다케도 얏파리 키미와 호오오 후쿠라스노사
하지만 역시 너는 뺨을 부풀렸어

 

이 가사는 달이 차고 이지러지는 모습을 연상하며 적었다.

추상적으로 작사한 이유는... 역시 인간처럼 보이도록 한 결과다. 연애편지로 해석될만한 장치라고 생각하셔도 좋다.

물론, 여러분이 슬픈 짝사랑을 노래한 가사라 생각해도 전혀 문제는 없다.

 

 

目を疑う カゴの中
메오 우타가우 카고노 나카
눈을 의심해, 바구니 속에서

売られてたんだ 虫唾が走る
우라레테탄다 무시즈가 하시루
팔리고 있었어, 역겹기 짝이 없어

 

딱 하나 힌트를 집어넣은 가사가 있다면 이 부분이다.

짝사랑중인 인간이 장바구니에 담기다니,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말 그대로 달의 토지를 인터넷 쇼핑몰의 '장바구니'에 담는 모습을 표현한 부분이다.

당연하지만, 선행하는 가사인 '그 피부 その肌'는 달의 울퉁불퉁한 표면을 뜻한다.

 

 

そんなはずはないのに

손나하즈와 나이노니

그럴 리가 없는데 말이야


嗚呼、末なアイロニー

아아, 소마츠나 아이로니

아아, 초라한 아이러니

 

운율을 비롯한 '말장난'은 이러한 부분에서 알기 쉽게 나타난다.

"ㅏㅡㅏ / ㅏㅣㅗㅣ" 운율을 맞추면서도 의미가 있는 음이 되도록, 꽤나 공들여 작사한다.

 

 

2. 보이드로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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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노 카네토 우소 카조에루 코에
5시의 종과 거짓말을 세는 목소리

「もういいかい?」
「모오 이이카이?」
「이제 됐어?」

響くmurder , murder
히비쿠 마아다아 마아다아
울려퍼지는 murder, murder

まあ黙ったまんまだったろ
마아 다맛타 만마닷타로
뭐, 입을 다물고 있었잖아

僕は通行人A
보쿠와 츠우코오닌 에이
나는 통행인 A

「もういいかい?」
「모오 이이카이?」
「이제 됐어?」

僕が歌ったのは赤い孔雀
보쿠가 우탓타노와 아카이 쿠자쿠
내가 노래했던 건 붉은 공작

彼が思ったのは青い鴉
카레가 오못타노와 아오이 카라스
그가 생각했던 건 푸른 까마귀

羽ばたく鳥は電話線へ
하바타쿠 토리와 덴와센에
날개짓하던 새는 전화선으로

霞むimage
카스무 이메에지
희미해지는 image

君には詞がreal
키미니와 코토바가 리아루
너에게는 말이 real

彼の言葉に惑わされないで
카레노 코토바니 마도와사레나이데
그의 말에 현혹되지 말고

僕に教えて
보쿠니 오시에테
나에게 가르쳐줘

君が見たのはどんな色の羽根?
키미가 미타노와 돈나 이로노 하네?
네가 봤던 건 어떤 색의 날개?


振り解けない
후리호도케나이
뿌리칠 수 없는

義務と化した自由
기무토 카시타 지유우
의무로 변한 자유

気付きたくない
키즈키타쿠나이
깨닫고 싶지 않은

生きる為の理由
이키루 타메노 리유우
살아가기 위한 이유


詞が無かったら届かない
코토바가 나캇타라 토도카나이
말이 없었다면 닿지 않아

詞があっても届かない
코토바가 앗테모 토도카나이
말이 있어도 닿지 않아

僕が歌ったのは曇硝子
보쿠가 우탓타노와 쿠모리가라스
내가 노래했던 건 불투명 유리

彼が思ったのは今朝のblack
카레가 오못타노와 케사노 브랏쿠
그가 생각했던 건 오늘 아침의 black

飛び立つ鳥と伝播せぬX
토비타츠 토리토 덴파세누 엣쿠스
날아오르는 새와 전파되지 않는 X

とばすpage
토바스 페에지
건너뛰는 page

歪な言葉狩り
이비츠나 코토바가리
일그러진 말 사냥

彼の言葉を鵜呑みにするなら
카레노 코토바오 우노미니 스루나라
그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일 거라면

どうぞ、おくちにチャック!
도오조, 오쿠치니 찻쿠!
부디, 입에 지퍼를!


頭が痛い
아타마가 이타이
머리가 아파

盲目的な自分
모오모쿠테키나 지분
맹목적인 자신

ただ揺れていたい
타다 유레테이타이
그저 흔들리고 싶은

暴力的なrhythm
보오료쿠테키나 리즈무
폭력적인 rhythm

振り解けない
후리호도케나이
뿌리칠 수 없는

義務と化した自由
기무토 카시타 지유우
의무로 변한 자유

気付きたくない
키즈키타쿠나이
깨닫고 싶지 않은

生きる為の理由
이키루 타메노 리유우
살아가기 위한 이유

 

번역 가사 출처 : 보카로 가사 위키 (http://vocaro.wikidot.com/voidroid)

 

가사를 자유롭게 받아들여달라는 호소를 담았다.

가사 속의 나(僕 보쿠)는 나 자신(r-906)이고, 너[그](彼 카레)는 노래를 듣는 사람들이다.

 

 

僕が歌ったのは赤い孔雀
보쿠가 우탓타노와 아카이 쿠자쿠
내가 노래했던 건 붉은 공작

彼が思ったのは青い鴉
카레가 오못타노와 아오이 카라스
그가 생각했던 건 푸른 까마귀

 

내가 이야기했던 ''에 대해,

나는 분명히 빨간 공작을 생각하며 이야기했지만, 너희는 어느새 입을 모아 푸른 까마귀라 이야기하지 않는가.

 

새는 물론 빨간 공작이 될 수도 있고, 푸른 까마귀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반드시 푸른 까마귀가 되지는 않는다. '너'가 모두 푸른 까마귀라 하는 것은 분명히 이상하다!

 

 

彼の言葉に惑わされないで
카레노 코토바니 마도와사레나이데
그의 말에 현혹되지 말고

僕に教えて
보쿠니 오시에테
나에게 가르쳐줘

君が見たのはどんな色の羽根?
키미가 미타노와 돈나 이로노 하네?
네가 봤던 건 어떤 색의 날개?

 

네가 본 것은 진실로 어떤 색의 날개였는가.

스스로 판단한 것이 맞는가. '그'의 말에 현혹된 것이 아닌가.

 

 

단적으로 말해, 유튜브에 투고한 악곡에 달리는 해석 댓글에 좋아요가 잔뜩 찍히는게 싫다.

내 노래를 들은 사람들이 우선은 자유롭게 생각하길 바란다. 그것이 훨씬 건강하게 '보카로'를 즐기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그런 생각을 하며 빨간 공작과 파란 까마귀에 빗대 가사를 써내려갔다.

 

그런데 이런 가사를 썼더니 '푸른 새'라는 가사 때문에, 트위터를 모티브로 삼은 가사라는 해석 댓글이 많이 달리더라.

정말 보기좋게 의도에서 벗어나 허탈했다.

 

 

彼の言葉を鵜呑みにするなら
카레노 코토바오 우노미니 스루나라
그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일 거라면

どうぞ、おくちにチャック!
도오조, 오쿠치니 찻쿠!
부디, 입에 지퍼를!

 

그냥 '그들의 말'을 아무 생각도 없이 받아 들일거라면... 입에 지퍼를!

그렇게 생각하며 보이드로이드의 유튜브 댓글창을 닫아버렸다. 닫아버린 댓글창마저 작품의 일부다.

처음부터 댓글창을 닫을 수도 있겠다고 예상하며 가사를 썼다.

 

 

ただ揺れていたい
타다 유레테이타이
그저 흔들리고 싶은

暴力的なrhythm
보오료쿠테키나 리즈무
폭력적인 rhythm

 

대부분 전술한 의도에 맞춰 가사를 썼지만, 이 부분만은 다르다.

가사에 집중하지 않고 그저 춤추며 흔들리는 것도 괜찮지 않아? '음'에도 집중해보는게 어때? 라는 생각을 담았다.

리듬에 몸을 맡기고, 당신이 악곡을 통해 느낀 것을 직접 '체험'했으면 한다.

 

솔직히 이렇게 강연회에서 이야기하는 것도 정말 맘에 들진 않는다.

해석을 제공하고 말았으니...

 

 

3. 뇌내 디스코

 

 

 

더보기

でもさ
데모사
하지만

何時の間に僕は此処に立ってんだ
이츠노 마니 보쿠와 코코니 탓텐다
어느새 나는 여기에 서있었어

針飛びのダンサー濡らす閃光が
하리토비노 단사아 누라스 센코오가
바늘이 튀는 댄서, 적시는 섬광이

煙るフロア醸すぬるい体温が
케무루 후로아 카모스 누루이 타이온가
연기가 나는 플로어가 자아낸 미지근한 체온이

まるで狂った様にさ
마루데 쿠룻타 요오니사
마치 미쳐버린 것처럼


めっぽう不安定なんて言ったって
멧포오 후안테이난테 잇탓테
굉장히 불안정하다고 말해도

交わって踊っていよう
마지왓테 오돗테이요오
어울리며 춤을 추자

ミラーボール刺すレイザー
미라아보오루 사스 레이자아
미러볼을 쏘는 레이저

きっと愛を照らせ
킷토 아이오 테라세
반드시 사랑을 비춰라

ねえどうして?
네에 도오시테?
있지, 어째서야?

なんで?なんで?なんで?
난데? 난데? 난데?
왜? 왜? 왜?

キミは突っ立ってんの?
키미와 츳탓텐노?
넌 우두커니 서있는 거야?

ひょっとしたらボクの方が変かな?
횻토시타라 보쿠노 호오가 헨카나?
혹시 내 쪽이 이상한 걸까?


借り物の愛で着飾って
카리모노노 아이데 키카잣테
빌려온 사랑으로 치장하고서

他の何かの為に踊っている
호카노 나니카노 타메니 오돗테이루
다른 무언가를 위해 춤추고 있어

ワタシはキミが好きって言ったって
와타시와 키미가 스키테 잇탓테
나는 너를 좋다고 말했다 해도

私は君が嫌いな様です
와타시와 키미가 키라이나요오데스
나는 네가 싫은 것 같아

堪え切れず吐いた毒だって
타에키레즈 하이타 도쿠닷테
견디지 못하고 토해낸 독도

気が付きゃ真っ赤な金魚の様
키가 츠캬 맛카나 킨교노 요오
정신을 차리면 새빨간 금붕어 같아

だからさ繰り返すんだ
다카라사 쿠리카에슨다
그러니까 반복하는 거야

あの合言葉を
아노 아이코토바오
그 암호를


ねえもう許してなんて言ったって
네에 모오 유루시테난테 잇탓테
이젠 용서해달라고 말해봐도

間違いを呪っていよう
마치가이오 노롯테이요오
실수를 저주해가자

華やかにシンセサイザー
하나야카니 신세사이자아
화려하게 신시사이저

もっとフロア飛ばせ
못토 후로아 토바세
좀 더 플로어를 날려버려

ねえどうして?
네에 도오시테?
있지, 어째서야?

なんで?なんで?なんで?
난데? 난데? 난데?
왜? 왜? 왜?

僕が間違ってんの?
보쿠가 마치갓텐노?
내가 틀린 거야?

スパンコールのせいさ
스판코오루노 세이사
스팽글 때문이야

もう分からないよ
모오 와카라나이요
더는 모르겠어

後ろの正面だっていうのにさ
우시로노 쇼오멘닷테 이우노니사
뒤쪽의 정면이라고 하는 걸


めっぽう不安定なんて言ったって
멧포오 후안테이난테 잇탓테
굉장히 불안정하다고 말해도

交わって踊っていよう
마지왓테 오돗테이요오
어울리며 춤을 추자

ミラーボール刺すレイザー
미라아보오루 사스 레이자아
미러볼을 쏘는 레이저

きっと愛を照らせ
킷토 아이오 테라세
반드시 사랑을 비춰라



ねえどうして?
네에 도오시테?
있지, 어째서야?

なんで?なんで?なんで?
난데? 난데? 난데?
왜? 왜? 왜?

キミは突っ立ってんの?
키미와 츳탓텐노?
넌 우두커니 서있는 거야?

ひょっとしたらボクの方が
횻토시타라 보쿠노 호오가
혹시 내 쪽이

って嗚呼もう五月蝿いな!
테 아아 모오 우루사이나!
라니 아아 진짜 시끄러워!

もう何だってんだ!
모오 난닷텐다!
그게 어쨌다는 거야!

もう放っといてくれ!
모오 홋토이테쿠레!
이제 내버려둬줘!

そんな目で僕を見ないで!
손나 메데 보쿠오 미나이데!
그런 눈으로 나를 보지 말아줘!

いっそ僕を殺して!
잇소 보쿠오 코로시테!
차라리 나를 죽여줘!

そうやって繰り返し喚いてみたって
소오얏테 쿠리카에시 와메이테미탓테
그렇게 계속해서 소리쳐봤자

何にもなんないよ
난니모 난나이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燻る脳内はずっとキミしか居ないから
쿠유루 노오나이와 즛토 키미시카 이나이카라
응어리진 머릿속에는 계속 너뿐이니까

 

번역 가사 출처 : 보카로 가사 위키 (http://vocaro.wikidot.com/disco-in-brain)

 

엣날에 있던 좋지 않은 일이 '플래시백'되는 느낌을 가사로 썼다.

정확히는, 그 느낌을 '댄스 플로어 (클럽)'에 비유했다.

 

이 전에 소개한 2곡은 정말 모든 가사를 숙고한 뒤에 작사했지만, 뇌내 디스코는 '말장난'을 의식한 부분이 많다.

초창기에는 이렇듯 지금의 방침과는 약간 다른 방향성으로 작사하였다.

 

 

堪え切れず吐いた毒だって
타에키레즈 하이타 도쿠닷테
견디지 못하고 토해낸 독도

気が付きゃ真っ赤な金魚の様
키가 츠캬 맛카나 킨교노 요오
정신을 차리면 새빨간 금붕어 같아

だからさ繰り返すんだ
다카라사 쿠리카에슨다
그러니까 반복하는 거야

あの合言葉を
아노 아이코토바오
그 암호를

 

핵심이 되는 가사는 이 부분이다.

너무 개인적인 '안 좋은 일'이라 상세히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거짓말과 관한 일이었다.

 

거짓말은 한번 내뱉고 나면, 살이 붙어 주체할 수 없게 된다.

살이 붙는다, 지느러미가 붙는다, 금붕어. 금붕어는 거짓말이구나. (웃음)

금붕어는 그러니 거짓말의 환유(言い換え)다. 

 

 

때문에, 문제를 해결해줄 암호(合言葉 아이코토바)는 없다. 존재하지 않는다. 유구무언 그 자체이다.

거짓말을 한번 내뱉고 난 뒤라면, 입은 닫는게 낫다. 무엇을 이야기해도 '금붕어'가 되기 때문이다.

 

결국 나 자신에 대한 조소적, 부정적 감정을 담은 악곡이라는 인상이 내게는 있다.

물론 최종적인 해석은 리스너의 몫이다.

 

 

작품 소개 후 질의응답

 

Q. r-906씨가 본래 의도한 의미와 리스너의 해석은 항상 차이가 있을듯합니다. 상정하지 않은 해석이 나왔을때, 어떤 기분인가?

당연히 존중하고 환영한다. 누군가가 나의 악곡을 듣고 '아이디어'를 떠올린다는 행위 자체가 너무도 좋고, 사랑스럽다.

이러한 일련의 행위 자체가 매우 생산적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지속하고 싶다.

 

악곡 고찰은 정말 멋진 창작 활동이다.

자신의 경험이나 사고에 의거해 해석하는 일은 보카로라는 문화적 토양에 좋은 비료가 된다. 바꿔 말하자면, 나와 리스너는 결국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셈이다.

 

Q. 뇌내디스코, 메카쿠시 아닌, 보이드로이드의 주인공들은 얼굴이 없거나 숨기고 있다. 마니마니의 경우 무표정으로 일관한다. 얼굴을 숨기거나, 감정을 억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보카로곡의 섬네일은 중요하다. 이 점 하나는 확실하다.

그때문에, 섬네일에 '표정'이 있으면 '인상'을 주고 만다.

 

섬네일 이미지를 통해 "이 곡은 무서울 것 같다" "이 곡은 슬플 것 같다" 따위의 '감정의 토대'를 얻지 않았으면 한다.

반대로, '프시'는 '당신을 보고 있음'이 테마이므로 시선을 많이 강조했다.

 

{작가의 배제주의가 제대로 드러나네요...}

 

아, 뇌내 디스코만은 다르다!

당시 상반신만 등장하는, 감정으로 가득한 썸네일이 유행중[각주:8]이라, 투철한 반골정신으로 일부러 하반신만 넣었다.

 

Q. 인간이 부르는 곡과 달리, 보카로는 비교적 감정이 억제된다. 인간이 부를 예정인 곡과 보카로곡 작곡시에 의식하는 차이점은 있는가?

일단 인간이 부를 곡에 대해서는, 내가 먼저 의뢰한 적이 없다. 부탁받으면 앞으로도 작곡할게요!

 

보카로의 경우, 보카로의 특징 중 하나인 '감정의 희박함'은 적극적으로 사용중이다.

역시 보카로는 조성이 재미있다! 조금씩 숨소리를 불어넣으며 노랫소리로 만들어내는 과정이 정말 두근거린다.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산출물의 수준이 극적으로 달라진다는게 인간이 부르는 노래와 가장 큰 차이점이 아닐까. 즐겁다!

 

Q. 좀 엉뚱한 질문일지도 모르지만, 제 딸을 포함해 어린 아이들도 보카로곡을 많이 듣는다. 어린이들이 보카로를 통해 무엇을 느꼈으면 하는가..?

음... 너무 어려운 질문인데요 (웃음)

 

딱 하나 있다면, "모름을 두려워하지 말라!" 는 것입니다.

지금 듣고서 이해하기 힘든 곡이 있더라도, 나중에 분명 알 수 있는 때가 올테니까요!

앞으로 많은 경험을 겪고나서, 자신의 해석이 반드시 탄생할겁니다.

 

{교육 현장에 울림을 주는 말씀이네요.}

제 전공 분야였던 블랙홀도 정말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였습니다.

'모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보카로뿐만 아니라 많은 부분에서 필요한 자세라 생각합니다.

 

Q. 보카로P가 되지 않았다면 어떤 사람이 되었으리라 생각하나요?

역시 천문학자일듯하네요. 사실 마니마니를 투고할 때까지도 대학 연구실에 있었습니다.

그 이후부턴 전업 보카로P로 활동 중입니다.

 

Q. 하츠네 미쿠는 역시 특별한 존재인가요?

동경하는 존재. 아이돌 그 자체지요.

 

저는 남들에 비해 보카로를 늦게 듣기 시작해서, 처음 접했을 때 이미 하츠네 미쿠라는 캐릭터는 남들이 어느 정도 형성해두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미쿠의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도 좋았지만, 보다 '가까워지고' 싶었지요. 미쿠에게.

그래서 작곡을 시작하고, 조교를 거듭하며, 나 자신을 시험하고 있습니다. 미쿠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

당장 내년 갑자기 작곡법이 바뀔지도 모릅니다. 미쿠는 '정답'이 없는 아이돌이니까요.

 

어쩌면 작곡활동 전체가 '크립톤'과의 끊임없는 대화일지도 모릅니다.

미쿠에 대한 간략한 정보는 제공했다, 앞으로는 당신들이 직접 생각하며, 직접 만들어나가라. 막 생각해냈지만 아름답지 않나요? (웃음)

 

 

  1. 이국의 문화, 다른 문화 집단의 문화 [본문으로]
  2. 일본에서는 친구 사이에 돈을 거래하지 않는 것이 상식으로 자리잡아 공유되지만, 중화권에서는 친구들끼리 적극적으로 돈을 빌려주는 것이 상식이라 언급. [본문으로]
  3. 본 강연회의 SNS 조회수는, 강연회의 PR 트윗으로는 본 대학 사상 최초로 130K를 넘었다고 농담. 실제로 r-906이 나온다기에 청강한 사람이 대다수였지 않았을까. [본문으로]
  4. 타지마 교수가 직접 하츠네 미쿠 NT를 조성해 부르게 한 동경외대 교가를 시연. [본문으로]
  5. 타지마 교수는, 크립톤사가 제작한 보카로 창작 공유 사이트 '피아프로'가 이 피아프로덕션이라는 개념에서 따온 이름임을 아는 보카로 팬이 많지 않음을 언급, 아쉬워함. [본문으로]
  6. 선행연구를 열거하며 선학에서 통계학적으로 전부 실증된 연구 결과임을 강조하였다. 자의적 해석이 아님임을 어필하고자 한듯하다. [본문으로]
  7. 교수의 중학생 딸이 보카로를 좋아하는 팬이라고 한다. 부녀가 함께 r-906 오시 중이라고. [본문으로]
  8. 소위 '그 썸네일'을 위시로 한 풍조를 이야기하는 듯하다. https://kai-you.net/article/82462 뇌내 디스코가 투고된 2021년의 주요 인기곡 썸네일 참조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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