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치젠구 토리이,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었다.

와카야마에 위치한 히노쿠마 신궁(日前神宮)과 쿠니카카스 신궁(國懸神宮)은 키이노쿠니 이치노미야(紀伊国 一宮, 와카야마 지방에서 가장 사격이 높은 신사)로 유명한 유서 깊은 신사이다.

경내에 두 신사가 함께 있으며 둘을 아울러 니치젠구(日前宮)라 부른다.

 

니치젠구는 각각 일상경일모경(日像鏡・日矛鏡 히다카노카가미 / 히보코노 카가미)이라는 거울을 신체로 삼고 제신으로 모시고 있다.

 

『일본역사대사전』의「히노쿠마 신궁・쿠니카카스 신궁」항에는 다음과 같이 씌어 있다.


와카야마현 아키즈키에 있다. 같은 경내에 있는데 서쪽이 히노쿠마 신궁, 동쪽이 쿠니카카스 신궁이다. 제신 및 유래를 살펴보면 이 두 신궁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전하는 말에 따르면, 제신은 아마노이와토(天岩戶)의 변 때에 이시코리도메(石凝姥)가 최초로 만든 일상경(日像鏡ㆍ日前大神)과 일모경(日矛ㆍ國縣大神)으로, 그때부터 키이국 미야츠코가(造家)에 의해 모셔지고 있다. 고대 중세 조정의 예우가 대단히 두터웠으나,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대항한 뒤 신령(神領)이 몰수되었다가 에도시대에 부흥했다.


 

교토에서 출토된 일본 고대 청동거울

이 일상경과 일모경은, 삼종신기 중 하나인 야타의 거울(야타노카가미 八咫鏡)보다 앞서서 만들어진 거울이라 여겨진다.

이 야타노카가미는 아마노이와토(天岩戸) 전설에서 등장하는데, 신의 나라를 다스리는 아마테라스(天照大神)가 동생의 횡포에 화가 나 아마노이와토라는 동굴에 들어가 나오지 않자 세상은 암흑으로 변하고 재앙이 닥쳤다고 한다. 

그래서 (일상경, 일모경을 만들었던) 이시코리도메가 야타의 거울을 만들어 아마테라스 자신의 모습을 비추었고, 아마테라스는 거울에 비친 자기 자신의 모습에 호기심을 느껴 이끌려 나와 세상은 광명을 되찾았다고 한다.

 

국부 「삼종의 신기 경」

아마테라스에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으며, 일본 천황가에 대대로 내려온다는 유물인 삼종신기는

동방영야초 카미시라사와 케이네의 스펠카드 소재로 쓰였다.

 

그 중 국부 「삼종의 신기 경」은 야타의 거울을 비롯하여 일상경, 일모경을 뜻하는 스펠카드이다.

 

5분 24초 부근에 야타의 거울과 일상경이 나온다.

정말 쓸데없는 정보지만.. 일상경과 일모경이라는 단어 자체를 처음 알게 된 건 철권 플레이 도중이었는데

아스카의 철권7 주요 기술인 66rp lp가 일모경,  66rp ap가 일상경, 66rp lk가 야타의 거울이라는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공중콤보뒤 벽 보낼땐 일모경, 공중콤보 시동으로는 야타의 거울..

 

경내, 토리이에서 히노쿠마 신궁으로 향하는 길

이 날은 부슬비가 내리고 아직 이른 아침이었기 때문에 드넓은 신사에서 사람을 전혀 볼 수 없었다.

 

히노쿠마 신궁 배전

히노쿠마 신궁의 모습

건물이 너무 커 핸드폰 카메라로는 전경을 담을 수 없었다.

오래된 거목들이 많아 신사의 내력을 가늠할 수 있게 한다.

 

배전 옆 나무에 걸려있는 오모이카네 설명판

히노쿠마 신궁에서 모시는 주 제신은 일상경을 신격화한 히노쿠마노오오카미(日前大神)이지만,

일상경과 관련한 두 신을 추가로 모시는데

 

이는 일상경을 만든 이시코리도메(石凝姥)와 오모이카네(思兼)다.

오모이카네는 아마테라스가 동굴에 숨었을 때, 야오요로즈(八百万, 팔백만. '수많은'이라는 뜻의 관용구)의 신들에게 아마테라스를 동굴 밖으로 데리고 나올 지혜를 줬다는, 지혜와 학문의 신이다.

 

슬픈 에마

오모이카네는 사상・사고・지혜・지식을 신격화한 신이라 여겨진다.

오모이카네를 다른 말로 야고코로 오모이카네(八意思兼)라고도 하는데,

 

八(숫자 8)은 많다 / 意(뜻 의)는 생각을 의미해 야고코로(八意)는 오모이카네의 수식어가 되며,

思(생각할 사)는 사려 / 兼(겸할 겸)은 겸비함을 뜻해

야고코로 오모이카네를 풀이하면 '수많은 사려를 갖추고 있는 이'라 해석할 수 있다.

 

 

그 때문인지 여느 신사보다 히노쿠마 신궁에는 훨씬 더 많은 수의 합격 기원 에마가 걸려있었다.

 

신뇌 「오모이카네 브레인」

동방 세계관 내에서 오모이카네는 동방영야초의 보스 야고코로 에이린(八意永琳)의 모티브로 활용되었다.

 

에이린이 일본신화에 등장하는 오모이카네 자신인지, 오모이카네의 자손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관련이 있는 것은 분명해보인다.

 

경내가 워낙 크기에 히노쿠마 신궁에서 쿠니카카스 신궁으로 가는 데에만 도보로 5분 가량 소요된다.

 

쿠니카카스 신궁으로 가는 길

파워 스팟이라는 말을 일본에서 자주 들었는데, 천지영령의 기운이 느껴지는 신비로운 곳이라는 뜻이다.

니치젠궁은 그야말로 와카야마의 파워 스팟중 한 곳 아닐까?   

 

쿠니카카스 신궁

조용하고 엄숙하게 둘러볼 수 있으며, 시내에서도 가까운 와카야마의 주요 순례처

 

 

 

 

 

주소

和歌山県和歌山市秋月365

와카야마현 와카야마시 아키즈키 365

 

가는 방법

와카야마 전철 키시선 니치젠구역 하차, 도보 1분

 

 

 

 

2017.09.22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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