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즈이 신사는 치노역 근방에 있어 다른 성지들보다 접근성이 좋다.
천천히 돌아다녀도 스와대사 카미샤(상사)를 순례하러 가는길에 잠시 들를 수 있을 정도.
물론 나는 자전거를 타고 쌔빠지게 돌아다녔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했다. 4시경에 도착했는데 이미 해가 지고있었다.
쿠즈이 신사는 스와대사의 섭사로, 본디 신사에 있는 '연못'을 신앙 대상으로 삼고있었다고 한다.
그때문에 메이지까지는 건물도 없이 연못에 금줄을 쳐두고 모셨다고 한다.
경내에는 수목이 1000년이 넘은 느티나무의 밑동이 서있어 오랜 역사를 증언한다.
이 죽은 느티나무도 신앙의 대상이 되어 주변에 금줄을 치고 전각을 위에 덮어두었는데
마치 지브리의 어느 애니메이션에 나올듯한 풍경이라 압도되었던 기억이 있다.
저 전각 속에 소인족들의 나라가 있을 것만 같은 느낌...
그래도 쿠즈이 신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쿠즈이 연못이다.
이 연못은 스와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쿠즈이의 깨끗한 연못 葛井の清池」이라 불리며, 여러 전승이 남아있다.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쿠즈이의 연못은 한없이 깊어서 사람이 투신하면 시체조차 찾지 못한다고 한다.
또한, 연못에 살고 있는 물고기들은 모두 한쪽 눈이 없고, 그 물고기들이 연못의 주인이기 때문에 함부로 잡았다간 저주가 내려 죽는다는 전승도 있다.
마을의 평범한 연못처럼 보이지만 아주 신비롭고 다양한 전승을 지닌 곳이다
가장 유명한 것은, 스와대사 카미샤에서 치뤄지는 연중행사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쿠즈이의 미테구라 보내기 葛井の御手幣送り」 의식이다. 의식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섣달 그믐날, 모리야 신장관이 스와대사에서 그간 사용한 신목이나 제기를 쿠즈이 신사로 옮긴다.
해가 바뀜을 신에 알리고 하룻밤을 샌 뒤, 인시(寅時 / 새벽 3시)가 되면 제기를 쿠즈이 연못에 던져넣는다.
그리하면 설날 묘시(卯時 / 새벽 5시)에 엔슈의 사나기이케(佐奈岐池)에 던져넣은 물건들이 떠오른다고 한다.
엔슈는 시즈오카를 뜻하고, 사나기 연못은 엔슈 7대 불가사의인 사쿠라가이케(桜ヶ池)라고 여겨진다.
쿠즈이 신사에서 던져넣은 신목이나 제기 따위의 물건들은 이 사쿠라가이케에 떠오르고
사쿠라가이케에서 던져넣은 반합 등 물건들은 스와호에 떠오른다는 전설이 있어, 스와호와 지하에서 연결되어있다는 전승이 있다.
직선거리로만 200km, 저 멀리 시즈오카까지 뻗친 스와신앙의 힘을 엿볼 수 있다.
쿠즈이 연못에 얽힌 이야기는 풍신록 카나코의 3번스펠 신비「쿠즈이의 맑은 물」의 모델이 되었다.
움직임이 재미있어서 나름 좋아하는 스펠카드, 카나코 스펠은 진짜 다 재미있는 것 같다
접근성도 좋고 이야기도 많은 아기자기한 신사였다.
주소
長野県茅野市ちの414
나가노현 치노시 치노414
가는 방법
JR 츄오본선 치노역 하차, 도보 15분
스와 성지순례의 기점 중 하나인 치노역에서 가장 가까운 성지다.
2018.02.08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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