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을 다 쓰고 빈둥빈둥 놀고 있을때, 동아리 친구가 작년에 방영한 애니메이션 '서머타임 랜더'가 재밌다고 추천해주었다.

무려 코앞(?)인 와카야마가 성지라 성지순례를 계획중이라고..

 

성지순례 하면 사족을 못쓰기 때문에 바로 정주행 뒤 여행을 떠났다.

솔직한 감상은 타임킬링용 애니메이션? 추천 아니었으면 보다 말았을듯..

 

효고 시골에 사는 친구를 하루 오사카 집에서 재워주고, 아침일찍 출발해 난카이 와카야마시역 도착

 

진짜 엄청나게 밀어주는지 와카야마현의 관문역 개찰구에 이렇게 홍보용 입간판을 세워두었다.

 

바로 카다선을 타고 카다로 출발

 

카다선 메데타이 전차 내부

난카이 카다선은 관광객 유치를 위한 랩핑 열차로 운영되고 있었다.
내장이 꽤 이쁜데 특히 물고기, 음표, 열쇠 모양으로 만든 손잡이가 귀엽다.

 

카다역

종점 카다역 도착

카다역에는 캐릭터들을 그린 노보리가 역 구내에 서있다

 

제일 좋아했던 하이네
어서오세요 카다에
카다역 앞 풍경

카다역에서 조금만 걸어가다보면, 카다관광협회 안내소가 나온다.

 

작중에서 미오와 토키코가 비를 피하는 장면에서 등장한다.

 

관광안내소도 애니 관련 상품들로 가득..

아침 일찍 가서 닫혀있지 않았지만, 안내소 앞에 관광 팜플렛이 있어 들고 다녔다.

 

구 카다 경찰서, 등록문화재
카다 마을 풍경

카다 초등학교 외벽에 쓰여있는 KADA SCHOOL이라는 장식

 

작중에선 HITOGASHIMA SCHOOL로 변형되어 등장한다.

 

카다 카스가신사 근처 마을길

 

미오와 신페이가 비를 피하는 곳으로 등장

 

가게는 빵집이었다. 처마가 짧아서 비 피하긴 힘들 것 같다..

 

카다 카스가 신사

작중에 수없이 많이 등장한 카다의 마을 풍경

 

구 마루지 간장 벽돌창고(旧丸治醤油)

 

이곳은 그냥 오래된 건물이라 찍었는데, 알고보니 작중에 살짝 등장했던 곳이었다.

 

카다 어촌 포구

마을 사람들은 작중에서 이 마을이 피비린내 나는 곳으로 그려진걸 알고 있을까..

 

마을 중간의 제설도구 적치소

 

초반의 중요 포인트로 등장한, 코바야카와 마트 (코바 마트)의 모티브

코지마이치 상점(小嶋一商店)

 

신페이가 코바야카와 시오리의 안위를 확인하는 장면으로 몇 번이나 등장한다.

 

카다의 명물인 쑥떡을 파는 상점인데, 도매로 간사이 각지에 유통시킨다고 한다.

직접 방문해서 소매로 구입하는건 오히려 드문 일인듯했다.

 

내부는 모르겠지만 외부는 정말 똑같이 재현되어있다.

 

 

알고보니 원래 유명한 상점인데 애니메이션에 나온 덕분에 더더욱 인기가 많아졌다고.

 

성지순례객에 넌더리가 난 듯한 무뚝뚝한 사장님이 가게 내부 사진 촬영을 허가해주셨다.

 

성우들의 방문 인증샷과 사인

 

코지마 상점의 쑥떡(요모기모치)

친구와 쑥떡 한 팩씩을 사서 섬에 들어가 먹었는데, 양이 진짜 엄청나게 많았다.

맛은 더할 나위 없다.. 정말 쫀득쫀득하고 맛있다. 

아와시마 신사로 가는 길

https://chohot-touhou.tistory.com/586

 

2023년 아와시마 신사 순례기

1월 중순에 다녀온 와카야마 여행때 들른 아와시마 신사(淡嶋神社) 아침 일찍 출발해 와카야마시역에 도착, 난카이 카다선으로 환승한다. 난카이 카다선은 관광객 유치를 위한 랩핑 열차로 운영

chohot-touhou.tistory.com

중간에 아와시마 신사도 들렀는데, 해당 포스팅은 동방 성지순례로 분리해 두었다.

 

두꺼비 = 히루코(蛭子)를 신의 사자로 모시고 있는 신사.

명실상부 서머타임 렌더의 성지기도 하다. 

 

 

아와시마 신사 앞에 있던 태평양 해안 자전거 도로 기점

 

기이 수도를 조망할 수 있다.

 

우시오가 바다에 빠져 죽었던 바로 그 장소의 배경.

 

선착장에서 토모가시마行 표를 구입해 섬으로 들어간다.

 

왕복 2,200엔. 하루에 4번씩 운행한다.

 

토모가시마는 작중 주요 무대로 등장하는 곳이기 때문에

배에 올라탄 이후에는 온 장소가 전부 성지이다. 일일이 애니메이션 스크린샷을 올리며 비교하는게 무의미할 정도..

 

카다항 - 토모가시마
보이기 시작하는 토모가시마의 위용
만화에 그려진 묘사와 완전히 같다.

 

멀리 보이는 토모가시마 선착장
작품의 첫 장면으로 등장하는 토모가시마 기선 내부

 

선착장에 접안한 뒤 섬으로 들어간다.

 

국립공원 토모가시마.

토모가시마는 메이지 유신 이후 요새로 개발된 섬으로, 도내 곳곳에 군사시설이 남아있다.

 

원래 벽돌로 지은 요새시설이 이색적인 관광 포인트로 각광을 받았는데,

이제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배경으로도 급상승중..

 

선착장 바로 앞에 있는 토모가시마 관리사무소

 

작중에선 경찰관 토츠무라가 상주하는 주재소로 각색되었다.

 

선착장에 전시되어있던 포탄
다 무너져가는 옛 항구

관광지화 되었다지만, 선착장 앞의 작은 카페를 제외하곤 옛날 모습 그대로다.

마실 음료 등도 여기서 조달해야가야한다.

 

 

2023년 1월 시점, 카페에서는 서머타임 렌더 콜라보 카레를 판매하고 있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다..

 

토모가시마 북동쪽에는 토라지마(虎島)라는 작은 섬이 있다.

 

토라지마는 카츠라기 슈겐도의 성지로, 엔노 오즈누의 사적이 남아있는 섬인데

가는 길이 험해 관리사무소에 보고하고 들어가야만 한다.

 

어떠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동의서

오가는데 꽤 시간이 걸리긴 하는데, 단단히 겁을 주는 것에 비해서 길이 그렇게 험하지는 않다.

아마도 배 시간을 놓치는 것 때문에 주의를 주는게 아닐까..

 

기왕 온 김에 토라지마까지 가자고 해서 동의서를 제출하고 곧장 길을 나섰다.

선착장 앞 광장에서 토라지마까지는 약 2.7km의 산길이다.

 

가는 길에 본 에메랄드빛 만

 

까딱 잘못해서 절벽에서 떨어지면 큰일나게 생겼다.

 

스쿠나히코가 엔노 오즈누에게 검을 하사했다는 전설이 서려있는 카미지마(神島) 요배소

슈겐도 관계자가 아닌 이상 들어갈 수 없으니, 이렇게 멀리서 바라보며 참배하게 된다.

 

 

차가 다닌 흔적은 있지만, 오가는 사람은 없던 토라지마 가는 길

 

중간부터 통행 허가서를 발급받지 않은 자는 들어갈 수 없게 되어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수다를 떨며 걸어가 도착한 토라지마

 

 

토라지마는 후반부에서 빌런과 일전을 벌이는 장면의 배경으로 비중있게 등장한다.

 

해류를 타고 표착한 쓰레기가 많아 썩 보기 좋지 않은 해변..

토라지마 초입에는 아카이 우물 비석(閼伽井の碑)이 서있다.

슈겐도의 수행자들이 성지에 들어가기 전에 정결하게 몸을 씻었다는 장소.

 

 

지금도 이곳은 성지로 널리 숭상되고 있어 종교의식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애니메이션 성지이자 역사적 종교적 포인트..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니 참 의미있는 섬이다.

 

 

다시 발길을 돌려 토모가시마로.

 

 

한참을 간 곳에 제4포대 터(第四砲台跡)가 있다.

 

 

메이지 유신 이후 방어용 요새로 개발된 토모가시마에는 각지에 이러한 군사 유적이 남아있다.

 

이제는 더이상 사용되지 않는 탄약고

 

 

 

포대들은 당연히 애니메이션과 만화에서도 자주 등장한 장소이다.

 

 

내부가 어두워 손전등을 이용해야 한다.
대포 진지 터

 

깊은 내부에는 박쥐도 살고 있었다
제3포대 구 병영 숙사

 

토모가시마에는 제1부터 제4까지 총 4곳의 포대 진지가 남아있는데,

그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이 제3포대였다.

 

제3포대 모습

 

제3포대는 선착장에서도 가까워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다.

 

나는 60mm 박격포병 출신인데, 군대에서 보았던 견인포 진지랑 비슷하게 생겨서 재미있었다.

 

 

작중에서도 여러번 언급되는 타카노스야마 전망대

 

간사이 토박이 친구 曰 저게 그 유명한 '호텔 뉴 아와지'가 있는 곳이라고. 검색 ㄱㄱ..

 

전망대에선 와카야마와 아와지시마를 조망할 수 있다.

 

제1포대로 가는 길, 孝助松海岸

 

슬슬 노을이 지기 시작하며 더욱 이뻐진다.

 

사실 성지순례 여행이 아니었어도 워낙 풍광이 좋아 눈이 즐거웠을 듯하다.

 

제1포대 근처의 폐건물
제1포대 앞, 쓰러져 죽어가는 동생을 안고 오열하는 히즈루

 

 

 

섬 한바퀴를 다 돌고나서 선착장으로 다시 돌아간다.

생각보다 섬이 커서 시간이 많이 든다. 체력이 필요한 순례.

 

선착장 코앞에 있는 커다란 소나무는 히즈루의 첫 등장 장면에서 등장했다.

 

다람쥐를 구경하며 돌아가는 배 시간을 기다린다.

 

카다로 돌아와서. 어느덧 해가 져가는 카다역

 

 

비교적 성지순례 컨텐츠가 부족하던 칸사이에 등장한 떠오르는 여행 포인트

토모가시마는 비단 성지순례가 아니라도 여행지로 매력적인 장소였다. 인스타 스팟으로도 인기가 엄청 많다!

 

 

토모가시마(友ヶ島) 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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