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날 아침, 오늘도 어김없이 우동으로 시작하는 하루. 첫날 아침에 들른 와타야를 또 다녀왔다.

우동을 소짜로 시키고 튀김을 3개 먹는 시도를 해봤는데 진짜 미친듯이 배가 불렀다. 2개까지가 적당한듯.

 

코토덴 야시마역 역사

 

카와라마치에서 열차에 올라타 코토덴 야시마역에서 내린다.

이 앞에서 야시마 정상으로 향하는 셔틀버스가 출발한다.

 

쇼도시마로 향하는 페리에서 찍은 야시마

 

야시마(屋島)는 타카마츠 시내 동북쪽에 위치한 반도다. 원래 섬이었는데 지금은 거의 육지처럼 연결되었다.

정상부가 평탄한 고원처럼 되어있는게 특징인데, 드라이브 코스로도 애용되고 많은 관광지들이 밀집해있다.

 

 

정상에 도착하자마자 곧장 가장 가까운 포인트인 야시마지, 야시마 절로.

 

 

야시마 절은 시코쿠 오헨로에 포함되는 사찰로, 1300년 전에 창건된 고찰이다.

실제로 헨로 순례에 나선 사람들이 지팡이를 집고 기도를 올리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종루당 앞의 석탑

 

칠복신 석상과 향

50엔으로 향을 피우거나, 기원 촛불을 올릴 수 있다.

 

 

야시마지의 특이한 포인트로 꼽히는, 미노야마다이묘진蓑山大明神

도롱이와 삿갓을 걸친 모습으로 나타난 요괴 너구리가, 맹인 스님이었던 간진鑑真을 안내해 이곳에 사찰을 창건하도록 도왔다는 전승이 있다.

 

이후 일본의 3대 요괴너구리로 불리게된 야시마의 너구리는, 타사부로타누키太三郎狸라는 이름을 얻고 신앙의 대상이 되었다.

지브리의 영화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에서도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짤방 가운데에 있는 늙은 너구리가 야시마의 너구리.

 

 

이때문에 절 곳곳에서 너구리 조각이나 석상 등을 볼 수 있었다.

자주 보던 너구리 조각과 다르게 삿갓을 쓴 모습이 이색적이다.

 

1618년에 건립된 본당

 

 

절을 뒤로 하고, 다음 포인트를 향해 5분 정도 걸어간다.

 

 

야시마 절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야시마성 성터(屋嶋城)

 

 

663년, 멸망한 백제를 구원하기 위해 대량의 지원군을 보낸 일본 야마토 조정은 백제부흥군과 연합하여 금강 하구에서 나당연합군과 맞서싸우나 참패하고 만다.

역사교과서에도 나오는 이 백강 전투의 결과, 야마토 조정은 당나라와 신라가 보복을 위해 일본까지 공격할 것을 염려하였다.

 

 

그래서 일본의 방어를 위해, 백제의 산성 축성기술을 도입하여 서일본 일대에 산성을 짓는데, 이를 조선식 산성(朝鮮式山城)이라는 역사 용어로 부른다.

야시마성은 조선식 산성의 일부로, 고대 한반도와 일본의 문화적・인적 교류를 방증하는 중요한 사적 중 하나이다.

 

 

한국인이 일본의 성 하면 흔히 떠올리는, 천수각이 있고 다이묘가 거주하는 히메지성 - 오사카성 등의 이시가키(축벽)와 판이하게 다른 것이 한눈에 보인다.

한국에서 흔히 보던, 남한산성이나 공산성과 같은 산성이 1300여년 전 일본에도 지어진 것이다.

 

 

 

파란 점으로 표시된 것이 망명 백제 장군의 지도 하에 축성되었다고 사서에 기록된 조선식 산성들이다.

큐슈부터 칸사이에 이르기까지 넓은 지역에 걸쳐 방어 계획을 짠 것을 알 수 있다.

 

 

야시마성은 667년 축성되어, 사누키 앞바다의 방어를 책임지는 역할을 도맡았다.

꽤 재미있는 역사 기행 포인트인데다가, 전망도 좋아 한참을 구경했다.

 

 

다시 전망대로 향하는 길

카와라케나게(かわらけ投げ)용 질그릇을 200엔에 팔고 있길래 구입했다.

 

 

카와라케는 토기를 뜻하는 말이고

카와라케나게는 토기 질그릇을 전망 좋은 곳에서 표적에 던져넣으며 행운을 기원하는 놀이다.

 

표적이 코앞에 있는데 바람이 많이 불어서 생각보다 집어넣기 힘들었다 ㅋㅋ 600엔을 투자했는데 하나도 못 넣었다.

옆에 있던 일본인 관광객들도 하나도 못 넣더라

 

 

전망대에서 조망한 타카마츠 시내

아침까진 맑았는데 날이 흐려져서 아쉬웠다 ㅠㅠ

 

 

전망대 앞에는 휴식 및 전시 공간, 카페가 마련되어 있어서 잠깐 쉬어가기 좋다.

 

 

전망대 근처에는 작은 수족관도 있는데,

한국에서 온 친구가 어차피 오사카에서 카이유칸을 가볼거라고 해서 패스

 

 

야시마 관광 MAP에서 가져온 지도

 

야시마는 남령(南嶺)과 북령(北嶺)으로 나뉘어 있는데, 대부분의 관광지는 남령에 몰려있다.

남령과 북령은 도보로 편도 30분 정도 소요되는 산길로 이어져있는데, 버스 시간이 어느정도 남아있어 북령의 전망대까지 가보기로 했다.

 

 

포장되어있어 제법 호젓한 산길

 

 

야시마의 북쪽 끝 전망대에 서서

멀리 쇼도시마가 보인다.

 

이렇다할 포인트는 없지만, 친구들이랑 수다나 떨면서 가다보니 금방 도착했다.

북령까지 오는 사람은 거의가 트레킹 복장 차림이었다.

 

타카마츠로 귀항하는 배들
점점이 늘어선 세토내해의 섬들
타카마츠역

 

 

여행 마치고 버스 타고 오사카로 돌아가는데, 금방 여행이 끝나 아쉬웠다.

 

타카마츠는 오사카나 교토처럼 관광객으로 넘쳐나지도 않고, 조용한 포인트가 많아서 매력적인 것 같다.

3박4일 정말 알차게 돌아다녔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